스튜디오 폐쇄도 이상하지 않다, '마라톤' 부진에 흔들리는 번지…대규모 감원설까지
2026.06.18 11:15
‘데스티니’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번지가 다시 구조조정설에 휩싸였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외신과 업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올여름 번지에서 대규모 감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소문의 핵심은 감원 규모다. 프랑스 언론인 실뱅 트리넬은 최근 번지에서 올여름 대규모 해고가 예상되고, 전체 인력의 최소 5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는 아직 루머 단계의 이야기다. 다만 최근 번지가 처한 상황을 보면, 이런 관측이 나오는 배경 자체는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신작 ‘마라톤’의 부진이다. 포브스는 지난 4월 9일 보도를 통해 ‘마라톤’의 초기 개발 예산이 2억 달러를 넘고, 2억 5천만 달러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는 서버 유지보수와 신규 콘텐츠 제작 비용을 제외한 규모로, 한화로는 약 3,8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 분석 기관 얼리니아는 ‘마라톤’이 전 플랫폼에서 약 120만 장 판매된 것으로 추정했다. 게임 가격을 40달러로 환산하면 총매출은 약 4,800만 달러, 한화 약 731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플랫폼 수수료와 마케팅비, 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초기 개발비를 회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동시 접속자 흐름도 좋지 않다. 스팀DB 기준 ‘마라톤’은 출시 초기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8만 8,337명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1만 명 안팎까지 내려왔다. 최고점 대비 약 87% 감소한 수치다. 스팀이 전체 플랫폼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장기 흥행을 가늠하는 지표로 보기에는 분명 불안한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번지는 기존 주력 타이틀인 ‘데스티니 2’의 업데이트 중단까지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번지를 지탱해 온 ‘데스티니 2’는 감소세에 들어갔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마라톤’은 막대한 개발비에 비해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백 명 규모의 개발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 냉정하게 보면,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 번지의 독립 운영 체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소니는 번지를 인수하며 라이브 서비스 게임 역량 확보를 기대했지만, 번지는 이미 2023년과 2024년에도 감원을 겪었다. 특히 2024년에는 직원 220명을 해고하고, 일부 인력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내부로 이동시키는 구조 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
결국 번지의 향후 운명은 ‘마라톤’이 얼마나 빠르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현재 지표만 놓고 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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