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연차 쓰고 달려간다'…2030 직장인에 인기 폭발
2026.06.18 07:01
장난감 시장 '큰손' 된 2030
구매력 갖춘 젊은 성인들 북적
수십만원짜리에도 지갑 열어
말랑이·키캡 등 촉각 장난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인기
지난 15일 서울 서교동 홍대입구역 인근 한 애니메이션 피규어 전문점. 평일 오후인데도 매장은 20, 30대 손님으로 붐볐다. 진열장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규어와 프라모델, 한정판 굿즈가 빼곡했다. 가격도 5000원짜리 키링부터 수십만원 하는 피규어까지 다양했다.
인근 골목에도 비슷한 분위기의 완구점 6곳이 성업 중이었다. 직장인 성모씨(29)는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피규어는 직접 보고 사야 해서 어릴 때보다 장난감 가게를 더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놀이의 디지털화로 침체를 겪던 완구 매장이 살아나고 있다. 아이들의 발길은 줄어도 키덜트(어린이 취향을 가진 어른)이 몰리면서 매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완구 소비액도 늘고 있다. 농협은행이 농협은행·NH농협카드 고객의 상반기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30세대의 완구 관련 지출은 2024년 대비 224% 증가했다. 소상공인 빅데이터 플랫폼인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완구거리가 있는 서울 창신1동의 문구·회화용품 소매업 월평균 매출은 올해 3월 기준 1696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39.1%, 전월 대비 50.9% 증가한 수치다.
성인을 겨냥한 피규어 전문점과 캐릭터 굿즈 매장이 소비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홍대, 용산 등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에서는 애니메이션 피규어와 프라모델, 레고, 캐릭터 굿즈 매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부 매장은 같은 상권에 2호점, 3호점을 내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홍대 인근 한 완구점 사장은 “고가 피규어는 찾는 연령대가 높고 가격이 비싸 매출 기여도가 크다”고 말했다.왁뿌볼, 말랑이, 키캡 등 촉감 장난감이 성인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것도 완구 소비를 키우는 요인이다. 왁뿌볼은 공 겉면의 왁스 코팅을 깨뜨릴 때 나는 소리와 촉감을 즐기는 완구다. 말랑이는 손으로 눌렀다 놓으면 천천히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고, 키캡은 다양한 모양의 키링 안에 키보드 자판 덮개를 넣어 누르면 소리가 나도록 만든 촉감 장난감이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 배우 문채원 등 유명 연예인들이 갖고 노는 숏폼 영상 등이 SNS에서 퍼지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취업 준비나 직장 생활에서 많은 압박을 받는 젊은 층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애용하는 추세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진 요즘 세대들의 아날로그 감각 욕구가 커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직장인 홍지희 씨(31)는 “말랑이를 손으로 만지고 있으면 긴장이 풀린다”며 “한 개에 2000~3000원 정도로 가격 부담이 작아 자주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성인 소비자들이 취미와 자기보상을 위해 완구를 구매하는 문화가 대중화됐다”며 “고가 피규어부터 중저가 굿즈·완구까지 가격대가 다양해지면서 시장 저변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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