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종목 20개씩 담으면 컨셉없다 해요”...2~3개만 담는 압축ETF 열풍
2026.06.18 06:25
운용업계 신흥 격전지로 부상
반도체TOP2·조선 TOP3 인기
신한, 대형사 제치고 2위 올라
상품당 평균 순자산 삼성 2.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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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K반도체TOP2+’와 ‘ACE 코리아AI전력TOP10’을, 삼성자산운용이 ‘KODEX 전고체배터리ESS TOP2플러스’를 곧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상품명에 ‘TOP(톱)’이 들어간 초압축 ETF는 현재 상장된 105개에서 108개로 늘어나게 된다.
초압축 ETF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건 2015년이다. 이후 2022년까지는 매해 1~6개씩만 상장되며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2023년 13개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23개 상품이 쏟아졌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벌써 11개가 등판하며 트렌드로 안착했다.
주목할 점은 초압축시장 판도가 국내 전체 ETF의 전통적 ‘양강 구도(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와 완전히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 전체 ETF시장 순자산(AUM) 규모는 약 500조원이며 이 중 200조원가량을 삼성자산운용이, 약 156조원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46조원 규모 ‘TOP ETF’시장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25조원으로 AUM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신한자산운용이 매섭게 쫓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상품 수가 단 13개로 선두인 삼성자산운용(26개)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AUM은 10조5005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을 모두 제치고 공고한 시장 2위에 올라섰다. 상품당 평균 AUM은 신한자산운용이 8077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3254억원)을 2.5배 격차로 압도한다.
비결로는 시장 수요를 정확히 짚어낸 초압축 포맷의 다각화가 꼽힌다. 대표 사례가 지난 3월 상장한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더해, SK하이닉스 지분을 대거 보유한 SK스퀘어까지 묶어 노출도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불과 3개월 만에 6조7000억원가량을 쓸어 담으며, ‘TIGER 반도체TOP10(약 12조8000억원)’에 이어 초압축 상품 중 규모 2위라는 ‘메가히트’를 기록 중이다.
타사와 정면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신한자산운용은 과거 전통 조선 3사에 집중하는 ‘SOL 조선TOP3플러스(약 2조원)’를 흥행시킨 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뒤늦게 출시한 카피 상품들 추격을 따돌렸다. 지난해 3월 한화자산운용과 같은 날 상장하며 정면충돌했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약 5700억원)’은 타사 동일 상품보다 13배 넘는 자금을 쓸어 담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 그룹장은 “산업과 테마 특성에 따라 압축 포맷이 달리 정의돼야 한다”며 “무분별하게 TOP이란 명칭을 내세우기보다 산업별 특성과 발전 방향을 충분히 고려해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중소형사인 하나자산운용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하나자산운용은 단 3개 상품으로 4656억원을 모으며 대형사인 KB자산운용을 제치고 시장 5위로 올라섰다. 최대 공신은 올해 4월 상장한 ‘1Q K반도체TOP2+(2556억원)’다. 시장의 ‘반도체 TOP2’ 트렌드를 벤치마킹한 뒤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할 수 있는 채권혼합형 상품을 세트로 등판시킨 틈새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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