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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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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전③] 업계 ‘전력 병목 우려’ 한목소리...과기부·기후부 규제 평행선 해법은

2026.06.18 06:01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이후 국내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GPU 확보전을 넘어 전력·냉각·운영권을 둘러싼 인프라전으로 번지고 있다. AI 팩토리의 승부처는 누가 더 많은 칩을 확보했느냐가 아니라, 그 칩을 꽂을 전력과 열을 뺄 냉각, 고객 워크로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역량에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주요 기업 질의 답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AIDC 2라운드의 병목과 사업모델 변화를 짚는다. <편집자>

[사진=제미나이 나노바나나2 생성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아무리 많은 GPU를 국내로 들여온다 해도 이를 데이터선터에 꽂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에너지, 전력망 확보가 필수다. 데이터센터에는 GPU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냉각장치가 포함되기 때문에 막대한 전력량을 요하는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기도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병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지난 9일부로 공포된 AIDC 특별법은 AIDC 산업을 국가 전략 인프라로 육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전력 병목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인허가 절차를 줄이고 비수도권 입지를 유도하는 법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실제 데이터센터를 돌릴 전력을 어디서, 어떤 가격으로, 어느 시점에 끌어올 것인지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법안 논의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LNG 기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특례가 최종안에서 빠지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간 시각차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전기사용신청 기준 수요 10.7GW”…어디서든 빠르게 전력 공급하려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이미 기가와트급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해 2월말 ‘데이터센터’ 사용자 기준 전기사용신청 고객호수는 178호, 계약전력은 10.7기가와트(GW)로 집계됐다. 해당 자료는 확인 가능한 전기사용신청 정보, 사용용도, 주생산품 등을 기반으로 파악된 현황으로 실제 데이터센터 현황과는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기사용신청은 161건, 계약전력은 2669메가와트(MW)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51건·853MW, 경기 41건·994MW로 수도권 비중이 높았다. 인천도 9건·253MW로 집계됐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울산·경남 15건·182MW, 대전·충남 16건·153MW으로 뒤를 이었다.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전국 단위 전력수급상 데이터센터 수요 대응이 가능하다는 취지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전기가 전국에 충분한가’가 아니라 ‘내가 확보한 부지에 원하는 시점에 100MW, 300MW, 나아가 기가와트급 전력을 연결할 수 있는가’에 가깝다.

한전에서도 전력 공급 병목 요인을 하나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전 관계자는 “송전망, 변전소, 부지, 전력 피크, 재생에너지 연계, 수요반응, 지역 수용성, 공사 기간 등 전체가 다 중요한 업무”라며 “어느 공정 중 하나라도 병목이 발생하게 되면 전력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나눈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순 산술로 보면 1GW급 프로젝트 3개가 실제 수전 단계로 들어올 경우 현재 확인된 AIDC·AI 팩토리 관련 신청전력 전체를 넘어선다. 물론 기업들이 말하는 GW급은 장기 목표 또는 단계적 확장 계획일 수 있고, 모든 전력이 한 시점에 동시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AI 인프라 경쟁의 단위가 이미 수십 MW에서 GW로 커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승인을 위한 전력계통영향평가도 변수다. 100MW 이상 대형 데이터센터 경우 전력계통영향평가 신청서 제출일로부터 최대 90일 이내 검토의견을 회신하게 돼 있다. 법적인 행정 절차만 보더라도 수개월이 걸리지만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변전소 증설, 송전선로 보강, 부지 확보, 주민 수용성, 공사 기간까지 겹치기 때문에 체감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AIDC 특별법 공포됐지만…LNG PPA 빠진 ‘전력 해법’ 논쟁은 미완

전력 병목 우려에 정치권도 나섰다.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을 비롯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AIDC 전력 공급 환경 개선을 위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달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이달 9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됐다.

법안의 핵심은 AIDC를 AI 산업 발전의 기반 인프라로 보고 정부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데 있다. 기본계획 수립, 실태조사, 기반시설 지원, AIDC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비수도권 특구와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는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 입지를 분산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해당 법안을 두고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이던 액화천연가스(LNG) PPA 특례는 최종 법안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당초 정치권과 업계 일각에서는 AIDC가 24시간 안정 전력을 요구하는 만큼 LNG 발전사업자와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는 예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도 글로벌 AI 경쟁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산업정책 논리를 앞세웠다.

하지만 기후에너지부에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LNG 발전을 ‘직접 구매’ 형태로 고정하게 되면, 재생 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는 유연성 자원(LNG)이 상시 가동되면서 전력계통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쉽게 말해 데이터센터에로 전력 수요가 몰릴 경우 필수 전력망에 구멍이 날 수 있는 위험 부담을 안고갈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가 AIDC를 국가 AI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속도전을 강조한다면, 기후부는 특정 산업에 대한 전력 직거래 특례가 전력시장 형평성, 계통 운영, 탄소중립 목표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셈이다. 두 부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AIDC 특별법은 인허가 절차를 줄이는 데 그치고, 실제 투자와 착공 단계에서는 다시 전력 병목에 막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 정책 전문가는 “에너지 당국 입장에서는 에너지 부족에 따른 전력 대란 등 리스크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센터로 전력이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와 위험을 감수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LNG PPA 특례 등에 쉽게 찬성하기 어려운 배경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해민 의원은 지난 4월28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현안질의 시간에 AIDC 특별법에 대해 언급하며 “LNG PPA를 빼는 것은 AI 3대 강국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내 AIDC 및 AI팩토리 관련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현황. [자료: 한국전력 데이터 가공]


◆전력 공급 외 ‘부지·보안규제’도 변수…산업 육성과 정책 접점 찾아야

업계는 AIDC 확산의 최대 병목으로 전력과 부지를 꼽고 있다. 특히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한 AI 팩토리 구축이 본격화될수록 전력 수급과 입지 확보는 단순한 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취지다.

SKT 관계자는 “전력수급과 부지확보, 보안규제 등 문제는 글로벌 AIDC 시장 전체가 직면한 공통 과제지만 그 중에서도 단기적으로 가장 시급한 병목 문제는 전력 공급과 부지 확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기관과 전력 인프라 확보를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SK그룹 내 에너지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문 일정에 맞춰 엔비디아와 AI 인프라 협력 계획을 밝혔다. 양사는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 시스템, 인프라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하고 AI 학습·추론 작업에 특화된 AI 팩토리를 기가와트급 규모로 확장하는 구상이다.

AI 팩토리, 즉 AIDC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GPU 밀집도가 높고, 고성능 연산 장비와 냉각 설비가 동시에 가동된다. 이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크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끊기면 서비스 운영뿐 아니라 고객 유치와 투자비 회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AIDC 특별법의 성패는 법 통과 자체가 아니라 후속 실행에 달렸다. 업계와 정치권이 ‘전력 병목’을 한목소리로 지적하는 가운데, 과기정통부의 산업 육성 논리와 기후부의 전력·기후 정책 논리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AIDC 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책 전문가는 “정부가 시행령 작업에서 집중해야 할 부분도 현장 문제점과 정책 괴리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AIDC 인정 기준, 비수도권 특구 지정 요건, 원스톱 인허가 절차뿐 아니라 지역별 전력계통 수용 가능 용량, 등 현실적인 문제를 여러 부처와 협의해 조정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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