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사실상 연내 금리인하 철회…워시 "물가안정" 전면(종합)
2026.06.18 05:57
"워시는 생각보다 매파"…2년물 금리 급등·증시 하락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케빈 워시 의장 체제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사실상 연내 금리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성명서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던 문구를 삭제했고, 점도표(금리전망표)는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다.
뉴욕 금융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전환으로 해석하면서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급등했고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2일 취임한 워시 의장이 처음 주재한 FOMC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성명서다. 341단어였던 4월 성명서는 이번에 130단어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워시 의장이 비판해 온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줄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성명에서 "중동 분쟁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에도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며 "생산성 증가와 자본투자는 강하고 고용 증가도 노동력 증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공급 충격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위원회는 물가안정을 달성할 것(deliver price stability)"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전 성명서에 포함됐던 "추가 금리 조정(additional adjustments)" 문구가 삭제됐다. 시장은 이를 연준이 사실상 금리 인하 편향을 접고 양방향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해석했다.
워시 의장도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높은 물가는 미국인들에게 부담"이라며 "FOMC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물가안정을 달성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연준이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SEP)도 매파적이었다. 위원들의 중간값 기준 연말 정책금리 전망은 3.8%로 제시됐다. 지난 3월 전망치인 3.4%보다 높아진 수치로 사실상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다.
위원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18명이 점도표를 제출한 가운데 8명은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9명은 최소 한 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1명에 그쳤다.
특히 워시 의장은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동료들에게는 점도표 제출을 계속 권했지만 나는 기존 SEP 구조에 대한 오랜 견해에 따라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시는 과거부터 점도표와 포워드 가이던스가 연준을 스스로의 전망에 가두고 정책 실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비판해 왔다.
워시는 "1원칙(first principles)부터 다시 검토하겠다"며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대안을 검토한 뒤 정책 입안자들에게 개선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와 관련해 생산성 향상과 고용시장 변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준의 대차대조표 운영과 현재의 '충분한 준비금(ample reserves)' 체제에 대한 재검토도 예고했다.금융시장은 이번 FOMC를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장중 16bp(1bp=0.01%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며 4.20%를 웃돌았다. 2022년 1월 이후 가장 큰 FOMC 당일 상승폭이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4.46%대로 올랐다.
증시는 후퇴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07.12포인트(0.98%) 내린 5만1492.55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1%, 나스닥 종합지수는 1.34% 떨어졌다.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의 클라우디아 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시장의 반응은 점도표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이었던 데 따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워시는 물가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시장이 올해 초 기대했던 것처럼 쉬운 통화정책을 펼 의장으로 들리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워시는 AI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려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연준이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과 장기 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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