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에 분노한 트럼프 “헤즈볼라, 시리아에 맡겨라”
2026.06.18 00: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 문제를 시리아 정부에 맡기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종전 협상 중에도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 온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한 불만이 터진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7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는 이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너무 오랫동안 싸우고 있고,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며 “헤즈볼라 문제는 시리아가 처리하도록 맡기라고 이스라엘에 제안했다. 시리아가 그 일을 더 잘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한 공개 문책이자 분노의 표출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공을 들이던 때,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기습 공격하는 등 이란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날도 트럼프는 “미국과 내가 없었으면 이스라엘은 진작 날아갔다”며 “(이란과의) 협정에 서명하기 불과 2시간 전에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었던 것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개월 동안 시리아 신정권 측에 “레바논에 개입해 헤즈볼라를 소탕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막후에서 설득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제안은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전문 영국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에 따르면 시리아 신정권의 권력 기반이 수니파인 반면, 헤즈볼라는 강력한 시아파라는 점을 지적했다. 만약 트럼프의 말대로 시리아군이 레바논에 진입하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대결은 ‘수니파 대 시아파’로 확전돼 중동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는 또 1976년 레바논 내전 때부터 29년 동안 레바논에 군대를 주둔시켜 사실상 점령한 바 있다. 당시 시리아는 레바논의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한 주요 정치 지도자 선출을 직접 통제하며 내정 간섭을 하고, 시리아에 반대하는 언론인과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바 있다. 워싱턴의 안보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은 “시리아군이 다시 레바논 땅을 밟는다면, 레바논 내 반(反)헤즈볼라 세력들마저 ‘외세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며 결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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