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섬나라 카보베르데
2026.06.17 01:52
루소폰은 포르투갈제국이 남긴 유산이다. 포르투갈은 1430년대부터 동서양 해양 교역로 개척에 나서 남미 브라질과 아프리카의 앙골라, 모잠비크, 기니비사우 등을 지배했다. 한때 중국 마카오와 인도 일부 지역도 통치했을 만큼 영향력이 컸다. 포르투갈제국은 그러나 1822년 브라질이 독립하고 1960~70년대 포르투갈령 인도와 아프리카 식민 각국이 자치정부를 세우면서 점차 와해의 길을 걸었다. 1999년 마카오의 중국 반환으로 600년 가까이 이어진 제국의 역사도 저물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유럽 각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독립한 아프리카와 중남미 작은 나라들이 주목받고 있다. FIFA 랭킹 2위인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로 모두를 놀라게 한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대표적이다.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신생국으로 FIFA 랭킹 67위지만, 집념과 투혼으로 스페인의 파상 공격을 막아냈다. 이름조차 생소한 인구 52만 명의 소국이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최대 이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IFA는 이번 월드컵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렸다. 그 덕분에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출전국이 적지 않다. 카보베르데, 퀴라소,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은 처음으로 월드컵에 참가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아이티는 1974년 이후 처음 진출했다.
축구공은 둥글다. 실력 차이를 무시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승패가 정해진 것도 아니다. 반전의 묘미를 주는 경기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도 기대한다.
김수언 수석논설위원 sookim@hankyung.com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포르투갈 대 콩고 민주 공화국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