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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후판은 미래 먹거리… 시장 열리면 바로 양산”

2026.06.18 00:31

현대제철 당진공장 가보니
전용 격납용기 후판 국내 첫개발… 시장 선점 위해 양산체계 구축 마쳐
2030년대 중반 SMR 급성장 전망
포스코는 액화수소선 시대 대비해… 영하 253도 견디는 고망간강 개발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후판공장의 압연 설비를 거치고 있는 슬래브(철판 덩어리)의 모습. 슬래브는 압연, 냉각, 가공 등의 공정을 거친 뒤 단단한 철판인 후판으로 최종 생산된다. 현대제철 제공
“오늘 이 철판 덩어리는 조선용으로 가공되지만, ‘미니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시대가 열리는 대로 SMR용으로도 바로 양산 가능합니다.”

지난달 28일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1후판공장. 천둥소리 같은 굉음과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 가열로 앞. 1000도 이상의 재가열을 마치고 나온 새빨간 직사각형 철판 덩어리를 보고 이 공장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했다. ‘철판 덩어리’는 곧 이를 원통 밀대로 평평하게 만드는 압연과 냉각 공정을 거치자 얇은 철판으로 변신했다. 이후 용도별로 가공되면 후판(두껍고 단단한 철판)이 마침내 탄생한다.

출하량이 연간 265만 t인 현대제철의 후판은 현재 절반이 조선용, 30%는 교량이나 강관 같은 건설에너지용으로 생산되고 있다. 아직까지 원자력용 물량은 미미하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SMR의 ‘방어막’이 될 전용 후판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지난해 양산 체계 구축까지 마쳤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자 선제적으로 나선 셈이다.

● 저마다 고부가가치 시장 선점 나선 철강업계

국내 철강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 미국·유럽연합(EU)의 관세 장벽 등 ‘삼중고’가 이어지자 저마다 고부가가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신흥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만 생존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수년 뒤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시대가 열릴 것에 대비해 영하 253도 초저온 환경을 견디는 액화수소용 고망간강을 개발 중이다. 현대제철은 SMR 시장 선점을 위해 전용 후판 소재 개발에 2023년부터 뛰어들었다. 원전은 ‘심장’ 격인 압력용기(원자로를 담는 핵심 용기)와 그를 감싸는 보호막인 격납용기 등 크게 두 겹으로 구성된다. 기존 대형 원전의 격납용기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구성됐고, 이때 후판은 이 구조물 안쪽에 덧대어져 방사성 물질이 새지 않도록 보조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경량화가 필요한 SMR에서는 구조물 없이 후판이 단독으로 격납용기가 된다. 이상협 현대제철연구소 후판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압연만 거치면 되는 일반강인 대형 원전용 후판과 달리, 고도의 열처리가 요구되는 특수강인 SMR 격납용기용 후판은 기술 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 SMR 시대 오기 전 생산 기반까지 확보

SMR 격납용기에는 1기당 대략 4000t의 후판이 들어간다. 향후 SMR 시장이 열리는 대로 현대제철은 연간 총 4만∼6만 t의 후판을 양산할 방침이다. 윤동현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회사 후판 사업의 주축이 원자력은 아니지만 시장 수요 형성 이전에 개발은 물론 생산 기반까지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SMR 시장은 본격적인 상업 가동이 시작되는 2030년대 중반에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지난해 약 10조 원이었던 이 시장 규모가 2035년엔 약 23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은 당진공장에 원래 1기였던 열처리 설비를 지난해 1기 더 놓는 등 투자를 이어가며 국내외 시장을 모두 노리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35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국내 첫 SMR은 25일 건설 부지 확정 이후 사업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미 와이오밍주에서 테라파워의 SMR 착공을 시작했고, 미시간주에서도 홀텍의 SMR 착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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