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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정은
[팩트추적] 트럼프 협상, 거래의 기술

2026.06.17 23:45

【 스튜디오 】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 인트로 】
공격의 위협과 재건 지원을 동시에 언급하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6일 (현지 시간)
"우리 군사력으로 내일 밤 12시까지
이란의 모든 다리를 파괴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심지어 이란이 국가를 재건하는 것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대화의 손길을 내미는 듯하면서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21일 (현지 시간)
"우리는 아주 훌륭한 협상을 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그들에게는 선택지가 없거든요. 우리는 이란의 해군과 공군을 제거했습니다. 사실 지도부도 제거했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법.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굉장히 강경한 메시지를 던져놨다가 또 약간 유화적인 전술로 선회하면서 상대방한테 여지를 주는, 그래서 상대방을 혼란시키고, 당혹시키는 이런 형태에서 그대로 반영되어있다고 볼 수가 있겠죠."

압박과 회유가 반복되는 사이
대치 국면의 갈등은 도리어 깊어졌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 이란 외무부 대변인 지난 4월 21일 (현지 시간)
"우리의 결단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모순된 메시지와 행동들, 그리고 용납할 수 없는 조치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이란에만 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1일 (현지 시간)
"별 도움을 안 줬던 한국도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참고로 우리는 핵 무력 (북한) 코앞의 사지에 4만 5천 명을 파병해줬습니다. 한국이 해협을 직접 지키라고 하세요."

종잡을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할 현실과 해법은 무엇일지, 팩트추적에서 하나씩 짚어봅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김자양 피디와 함께합니다.

김 피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한 뒤, 전 세계는
그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습니다.

특히 이번 이란 사태에서는
강경하고 직설적인 발언들이 잇따라 나왔죠.

▶김자양
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들어보면
우선 굉장히 쉽고 명쾌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만큼 대중적인 호소력은 클 수 있지만,
외교 무대에서는 이런 직설적인 화법이
상대를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이란 사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과 협상을 오가는 메시지를 내놨는데요.

그 발언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VCR 】
지난 4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이후 첫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을 향해 강경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1일 (현지시간)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입니다. 앞으로 2~3주 동안 우리는 그들이 있어야 할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입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봉쇄를 풀지 않자,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란 경고로
SNS에 최후통첩에 가까운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발언을 협상 초반부터
상대에게 극도의 공포를 심어,
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봤습니다.

▶민정훈 /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공포를 심어주는 거죠. 문명을 말살했다는 이야기잖아요. 석기시대로 돌아간다는 (그런 말을 한 거죠) 미국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고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외교적으로 봤을 때 용납되기가 어려운 그런 단어 선택인 거죠."

이란을 향해 공세를 펼치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돌연 2주간의 휴전을 선언하고
이란을 달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SNS에 '수많은 긍정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큰돈을 벌 것이다. 이란은 재건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적은 것입니다.

상대의 불안이 커진 순간, 강한 안도감을 주며
협상안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분석입니다.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경제력이나, 군사력 이걸 이용해서 최대 목표를 제시하고 이게 만약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극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합니다."

협상 과정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전개와 전술은 계속됐습니다.

이란이 제출한 '14개 항 평화안'을
공식 거부하고 '해방 작전'을 예고하더니,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5월 3일 (현지 시간)
"그들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누가 지도자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다시
협상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5월 3일 (현지 시간)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란이 합의를 원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위협은
다시 이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5월 7일 (현지 시간)
"휴전이 깨지면 제가 알려드리죠. 알 필요도 없습니다. 휴전이 끝나면 이란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섬광을 보게 될 겁니다."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능성을 무기로
협상 주도권을 잡고, SNS로 국내외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전략으로 해석합니다.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협상안을) 여론에 띄워보는 거죠. 대표적인 게 호르무즈 해협 문제예요. 초반에는 통행료를 미국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잖아요. 그런데 언론에 딱 띄워보니까 굉장히 비난을 받거든요. 그러니까 자유항행 문제로 돌아가고…."

【 스튜디오 】
▶엄지민
트럼프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발언들이
전쟁 내내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을 담은 책이 요즘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김자양 (#책)
네,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였던 1987년에 출간된 바로 이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모두 11가지 협상 원칙이 담겨 있는데요.

크게 생각하라, 언론을 이용하라,
지렛대를 활용하라 같은 내용입니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된 트럼프가
외교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들이 적지 않습니다.

▶엄지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뛰어난 협상가라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런 협상 방법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들도 있을 텐데요.

▶김자양
네, 대표적인 표현이 '타코'입니다.

멕시코 음식 타코와 발음이 같은데요.

영어로는 Trump Always Chickens Out,
즉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는 뜻입니다.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가 협상 막판에 물러나는 모습을 두고 나온 일종의 조롱입니다.

심지어 이란 사태와 관련해서는 비슷하게
'나초'라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Not A Chance Hormuz Opens,
즉 "호르무즈가 열릴 가능성은 없다"는 뜻인데요.

트럼프식 압박 외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담겼습니다.

▶엄지민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협상 기술,
외교 무대에서도 여러 차례 주목받았죠?

▶김자양
네 외교 무대의 정수라는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예외가 없었는데요.

영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 VCR 】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이곳은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곤혹스러운 기억을 남긴 공간이 됩니다.

지난해 2월 28일, 밴스 부통령이
종전 해법으로 '외교적 해법'을 언급하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반박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5년 2월 28일 (현지 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죽이고 포로 교환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포로 교환에 서명했지만, 그는 하지 않았어요. 무슨 외교를 말하는 건가요?"

이때 끼어든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2025년 2월 28일 (현지 시간)
"당신은 전혀 고맙게 행동하지 않고 있고 그건 좋지 않아요. 우리가 충분히 본 거 같은데요. 대단한 TV쇼가 될 거 같지 않아요?"

'젤렌스키 모멘트',
'Z의 순간'이라 이름 붙여진 이 장면은
트럼프식 압박 외교를 보여준 상징적인 모습이 됐습니다.

▶민정훈 /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힘에 기반해서, 어떤 이해관계에 기반해서 국제관계를 보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거고."

약 석 달 뒤, 오벌오피스에
라마포사 대통령이 초대됐습니다.

예고 없이 백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틀며 압박을 가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2025년 5월 21일 (현지 시간)
"이곳들은 매장지입니다. 수천 곳에 달합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침착하게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 뒤,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2025년 5월 21일 (현지 시간)
"많은 국민들이 내가 'Z의 순간'을 맞이할 거라는 걱정과 공포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언론들도 드라마나 큰 해프닝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나는 당신들을 실망시켰습니다."

'Z의 순간'이 한 국가의 정상조차
백악관을 방문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단어가 된 셈입니다.

외교가에선 금기시되던 역사적 상처마저
협상 테이블 위의 농담 소재로 삼는
파격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미-일 정상회담 직후
일본 기자가 질문을 합니다.

▶일본 기자 지난 3월 19일 (현지 시간)
이란을 공격하기 전 왜 유럽, 그리고 일본 같은 아시아 동맹국에게 전쟁에 대해 알리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기습에 대해 잠시 설명하더니
2차 세계대전 미국인 2천여 명을 숨지게 한 일본의 '진주만 기습'을 언급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3월 19일 (현지 시간)
"기습에 대해 일본보다 더 잘 아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왜 저에게 진주만 공격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나요?"

트럼프 발언과 동시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혀 화제가 됐습니다.

총선 승리 뒤 백악관을 찾은 캐나다 총리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격탄을 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2025년 5월 6일 (현지 시간)
"(캐나다가) 여전히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믿지만, 탱고 춤에도 둘이 있어야 되니까요."

▶마크 카니 / 캐나다 총리 2025년 5월 6일 (현지 시간)
"절대 팔지 않는 장소란 게 있습니다. 이곳 백악관이나 지난번 방문하셨던 버킹엄궁이 그렇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트럼프 해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3월 27일 (현지 시간)
"그들(이란)은 그걸 열어야 합니다. 트럼프 해협, 아니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가짜 뉴스는 '그가 실수로 그렇게 말했어'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난 실수 같은 건 하지 않아요. 거의 없죠."

그 누구에게도 거침없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철저한 실리주의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

시진핑 국가 주석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가 화제가 됐습니다.

악수를 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손을 두드리고, 인민대회당에서 마주 앉았을 때에도 얌전하고 공손한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손으로 시진핑 주석 (손)등을 한번 탁 쳤어요. 그런데 시진핑은 똑같은 걸 안 했거든요. 그러면 누가 보통 이렇게 (손)등을 툭 칩니까? 뭔가 아쉬운 쪽이 그래요."

이란 문제와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중국의 협력이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철저히 계산된 행동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김흥규 /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
"트럼프가 가장 아마 원했던 것은 중국이 더 이상 미-이란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거나 그런 무기를 공급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고. 그다음에 미국이 명예롭게 퇴로를 찾을 수 있게끔 중국이 중재해서 도와달라 아마 이거였을 텐데 그런 차원에서는 트럼프가 성공한 것 같아요."

철저하게 거래의 셈법을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

명분보다 힘,
우정보다 손익이 앞서는
외교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민정훈 /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서 보여줬던 굉장히 고분고분함. 제가 봐도 우리 트럼프 대통령이 달라졌어요.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진중하고 신중한 모습 보여주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단 말이에요."

【 스튜디오 】
▶엄지민
그런데, 압박과 칭찬, 모욕과 화해를 오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모습이 집권 1기 때와는 조금 차이점이 있다고요?

▶김자양
네, 백악관의 의사결정 구조가 변했다는 평가입니다.

1기 때는 이른바 '딥 스테이트'라 불리는 전문 관료들의 개입으로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신중이 기해졌다면,

2기부터는 트럼프가 두 번째 대통령을 하다 보니 트럼프의 의중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는 사람들로 관료들의 자리가 채워졌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부처들의 협의보다는 트럼프 중심의 소수 정예 팀이 모든 결정을 내리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분석입니다.

▶엄지민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
현재 진행 중인 이란과의 분쟁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습니까?

▶김자양
이란이 미국의 예상과는 달리 저항이 거세고,
호락호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어떤 요인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VCR 】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빠르게 끝날 것처럼 보였던 작전.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치며 단기전을 예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3월 9일 (현지 시간)
"우리는 일부 인물을 제거하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작은 원정'을 갔습니다. 보다시피 '단기적 작전'이 될 겁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여 양보를 받아내던
트럼프식 협상법이, 체제의 생존과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에선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겁니다.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그러니까 결국은 내가 계속 집권을 하지 못할 바에는 국가 자체가 무너지든 안 무너지든 그거는 상대하지 않는다. 그러면 나 아니고 다른 사람이 집권할 때는 어차피 망가져도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면 당연히 극한적인 방법을 위협할 수밖엔 없고요."

실제로 이란은 미국이 제시한 시한부 압박에도
쉽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 이란 외무부 대변인 지난 5월 8일 (현지 시간)
"아직 검토 중이라는 뜻입니다. 미국이 준 시한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한이나 데드라인 같은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미국 언론은 이를 두고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
이란의 인내 외교와 충돌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란의 이런 외교 방식은 흔히
'양탄자 전략'으로 불립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핵 합의(JCPOA)를 이끌어냈을 때, 협상 기간은 20개월이 소요됐습니다.

첫 가격은 협상의 시작이고,
인내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전략으로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데이비드 로버츠 / 킹스칼리지런던 교수
"지도부 내부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이란 체제는 상당히 끈질기게 버티고 있습니다."

이란이 버틸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에는
오랜 세월 외세와 맞서며 다져온 역사적 정체성도 있습니다.

▶김흥규 /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
"중동의 강자입니다. 인구만 해도 9,300만 명이고요. 그 국토 면적, 한국의 16.5배, 프랑스의 3배예요. 어마어마한 나라죠. 그리고 외세와 싸워왔던 역사 아닙니까? 그런 외세의 압박에 의해서 굴복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파병 요청에 선뜻 응하지 않았던 동맹국들과
벼랑 끝에서도 물러서지 않은 이란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공식이 시험대에 오른 이윱니다.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그런데 벼랑 끝으로 내가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상대를 만나게 되면 이거는 굉장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죠."

【 스튜디오 】
▶엄지민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모습을 중심으로 살펴봤는데요,

우리에게도 분명히 시사점이 있을 것 같아요.

▶김자양
1차 집권 당시를 보면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중대한 이벤트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의견을 교환하며 일을 진행하는 '톱 다운' 방식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죠.

또, 방위비 분담금도 협상을 통해
크게 인상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이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우리가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전문가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VCR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취임 뒤
첫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찾았습니다.

회담 3시간 전,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
SNS에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는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곧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만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자, 트럼프 대통령은 SNS 내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백악관 출입 기자 / 2025년 8월 25일 (현지 시간)
"대통령님, 한국에서 일어나는 숙청에 대해 우려하고 계십니까?"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2025년 8월 25일n (현지 시간)
"우리는 저런 사람들을 '가짜 뉴스'라고 부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자
한국과 나토 등에 해상 호위 작전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 미국 대통령 지난 3월 26일 (현지 시간)
"우리는 그들을 위해 그곳에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그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그들이 필요했나요?"

한국이 미국의 작전에 참여하지 않아
'나무호'가 이란의 공격을 받은 거라고
비판하는 등 지속적으로 압박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내놓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5월 8일 (현지 시간)
"나는 한국을 사랑합니다."

동맹에게도 적용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의 기술'.

한국 역시 트럼프식 거래의 테이블 위에
언제든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결과적으로는 상대방의 레버리지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가치를 높이는 수밖에 없어요."

대체할 수 없는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우리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실용적인 협상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민정훈 /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큰 방향에 있어서는 힘의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이제 그 미국이 원하는 방향과 우리의 국익을 맞춰가는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전략을 쓰고 있고 그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 스튜디오 】
▶ 엄지민
결국 우리도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 김자양
네, 맞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자국의 입장은 분명히 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헌법적 제약을 근거로
자위대 파견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국산 무기와 에너지 수입 확대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주는 실리를 택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무조건 맞서거나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원칙과 실리를 함께 지키는
협상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엄지민
네, 우리만의 협상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 같습니다.

김자양 피디 수고했습니다.

▶엄지민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김자양[kimjy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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