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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깨진 삼성 초기업노조…최승호 위원장 재신임 투표

2026.06.17 17:01

[연합뉴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 투표 절차에 전격 착수했다. 이번 투표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과 사업부 간 갈등 등 내부 내홍을 수습하고 향후 삼성전자 노사관계의 주도권을 결정할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공식 공고를 내고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위원장 재신임안은 전체 조합원 과반 찬성 시 가결된다.

이날 기준 초기업노조의 총 조합원 수는 5만6450명으로 집계됐다. 한때 조합원 수 7만6000명을 돌파하며 과반 노조의 지위를 공고히 했던 초기업노조는 최근 내부 갈등으로 인한 조합원 이탈로 과반 지위를 상실한 상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지난달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올해 임금교섭 결과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며 재신임을 받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조직 결속을 위한 향후 노조 운영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재신임이 결정된다면 다가오는 2027년 교섭에서는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분리교섭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공동교섭단 방식이 아닌 초기업 노조만의 독자적인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 양측과 공동교섭단은 지난달 20일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해당 합의안에는 반도체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을 비롯해 최대 5억원 규모의 주택자금 대출제도 신설, 평균 임금 6.2%(기본인상률 4.1%·성과인상률 2.1%) 인상 등 파격적인 조건들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합의안 타결 이후 성과급 배분 방식과 수당 등을 둘러싸고 사업부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성과급 비중이 적거나 배분 기준에 불만을 품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고 이는 대규모 조합원 탈퇴라는 악재로 이어졌다. 한때 7만6000명을 넘어서며 사측을 압박했던 초기업노조는 최근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하며 대외적 협상력에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신임 투표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높은 찬성률로 가결되었다는 점과, 이에 반발한 강성 조합원들이 이미 상당수 이탈한 현재의 조직 구도를 고려할 때 집행부에 대한 재신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최 위원장이 공언한 ‘DS부문 중심의 교섭 체계’가 현실화되더라도 메모리와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 간의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난제가 남아있다. 초기업노조가 DS부문을 대표하는 노조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사업부별 요구를 균형 있게 조율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표 결과는 임금협상 이후 분출된 내부 진통이 단기적인 진통에 그칠지, 아니면 초기업노조의 대외적 대표성과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지를 결정짓는 결정적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표심의 향방에 따라 향후 사측과의 주도권 싸움은 물론 삼성전자 노사관계의 패러다임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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