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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무섭네” 반도체 없는 그룹은 서러워…SK그룹주 2000조 돌파[투자360]

2026.06.17 18:40

SK하이닉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SK하이닉스 랠리가 SK그룹 시가총액 2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SK하이닉스 한 종목이 SK그룹 시총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몸집을 키운 데 이어 증권가의 실적 눈높이와 목표주가도 다시 올라가고 있다. 삼성전자 대비 시총 프리미엄 부담은 남아 있지만 코스피의 반도체 대형주 의존도는 당분간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SK그룹 상장사 19곳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우선주를 포함해 2020조171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 시가총액 1위인 삼성그룹은 2724조6714억원이었다. SK그룹 시총은 삼성그룹의 74.1% 수준으로, 두 그룹 간 시총 격차는 704조5002억원이다.

SK그룹 시총 2000조원 돌파는 사실상 SK하이닉스 한 종목이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11% 오른 23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697조6570억원으로, SK그룹 전체 시총의 약 84.0%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질주에도 삼성전자 시총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난달 말보다 낮아졌다. 지난달 28일 SK하이닉스 시총은 삼성전자의 93.2%까지 올라 두 기업 간 시총 순위 역전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16일에는 이 비율이 84.7%로 낮아지며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주요 그룹주 시총 규모


SK하이닉스 주가에는 이익 전망보다 높은 기대가 아직 반영돼 있다. 에프앤가이드 3개월 컨센서스 기준 SK하이닉스의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 대비 2026년 73.7%, 2027년 76.8% 수준으로, 현재 시총 비율 84.7%를 밑돈다. 반면 목표주가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의 상승 여력이 더 커 두 종목이 컨센서스 목표주가에 각각 도달할 경우 이 비율은 75.5%로 낮아진다.

다만 최근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지를 높게 보는 시각도 이어져 ‘시총 역전’ 가능성은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20만원에서 370만원으로 올렸다. 손 연구원은 “메모리 쇼티지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며 “메모리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서버와 차세대 GPU 플랫폼, 하이엔드 스마트폰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공급자 우위의 가격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56조3000억원에서 275조5000억원으로, 내년 전망치를 402조1000억원에서 459조5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손 연구원은 HBM4 하반기 램프업 속도가 빨라지고, 2027년에는 HBM 가격 상승이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봤다.

중장기 투자 모멘텀도 SK하이닉스 주가 눈높이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10만원으로 높이며 “8월 ADR 상장 예정으로 단기 수급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빅테크 고객과의 합작법인이나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미국 생산거점을 확보할 경우 투자 부담 완화와 HBM 수요 가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봤다.

주가 전망 상향은 반도체 대형주 독주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로 작용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시총 부담이 커졌지만,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가 함께 올라가면 투자자금은 이익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 대형주로 다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핵심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 시총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실적과 주가 눈높이가 함께 올라가면서 반도체 대형주 독주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총 부담에도 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가 동반 상향되면 투자자금은 반도체 대형주에 더 머물 수밖에 없다. 반도체 핵심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 시총 격차도 이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룹 단위 시총 구조도 이미 삼성·SK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삼성·SK 두 그룹의 합산 시가총액은 3565조원에서 4562조원으로 997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 증가분은 942조원에 그쳤다. 삼성·SK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 합산 시총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두 그룹의 증시 내 비중도 같은 기간 52.67%에서 59.16%로 6.49%포인트 상승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지수 반등에도 종목별 체감 온도는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보유 여부는 주요 그룹 간 격차를 가른 변수로도 작용했다. 삼성·SK·현대차·LG·HD현대 등 5대 그룹 합산 시가총액은 16일 5530조5348억원으로 국내 증시의 71.7%를 차지했다. 5대 그룹 시총 비중은 지난해 초 48.0%, 지난해 말 54.8%에서 빠르게 높아졌다.

5대 그룹 내 비중 확대는 삼성그룹과 SK그룹에 집중됐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증시 내 시총 비중은 지난해 초 6.3%에서 16일 4.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LG그룹은 6.2%에서 3.1%, HD현대그룹은 3.4%에서 2.5%로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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