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도권 고가주택 보유' 노인, 수급 제외 1순위
2026.06.17 19:12
정부가 기초연금 개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를 배제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고가 주택을 보유한 이른바 '부유층 노인'도 수급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종부세 대상자인 노령층은 해당 주택에 실거주하더라도 기초연금을 주지 않는 일종의 '컷오프' 방식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산하 공공연구기관인 국민연금연구원의 정책보고서를 토대로 개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옥금·홍성운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고려한 기초연금 소득인정액 기준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종부세 기준 컷오프 방안을 제시했다.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12억원, 다주택자는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부동산 소유자가 해당된다.
현재는 재산을 유형별로 조사하고 일정 부분을 공제한 뒤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데, 이를 특정 금액 이상이면 원천 배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예·적금 등 금융 재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소득 환산율을 더 높게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부유층 노인을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저소득층 수급액을 높이거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인을 신규 수급자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령층 가운데 소득 하위 70%인 사람에게 월 34만9700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는 소득인정액 기준으로 월 247만원(단독) 또는 395만2000원(부부) 이하에게 지급되고 있다. 소득이 적다면 부동산 자산가까지 수급 대상이 된다는 구조적 문제점이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산공제를 적용하면 대도시에서 별다른 소득 없이 실거래가 17억원 수준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노부부도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다.
현행 제도상 수급 대상이 전체 노인의 소득인정액 하위 70%로 고정돼 있어 중산층 이상 노인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자산을 보유한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기초연금 수급자의 평균 재산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초연금 수급자 중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42.6%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주택값은 1억3083만원으로, 2014년 7043만원 대비 85.8% 급증했다.
기초연금 기준을 개편하면 수도권 고가 주택을 보유한 만 65세 이상 노인 수급자가 탈락 후보 1순위로 거론된다. 연구진은 "기본재산액 공제를 통해 수급자로 선정된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현행 수급자와 비교해 여성보다 남성, 다른 연령대보다 60대, 단독 가구보다 부부 가구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선 예·적금 등 금융 재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소득 환산율을 더 높게 적용하자는 '차등화 방안'도 제시됐다. 지금은 금융 재산에 일괄적으로 2000만원을 공제한 후 연 4%로 소득 환산을 하고 있다. 소득인정액이 높은 구간에서는 환산율을 4%보다 높이는 방식이 거론된다.
정부는 기초연금 기준을 노인 하위 70%에서 중위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 등 여러 논의를 종합해 하반기 법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노인 빈곤 해결이라는 도입 취지에 맞게 최저소득보장 제도로 전환하고, 저소득층에겐 소득을 더 두텁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여유 재원을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미수급자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연금연구원의 '기초연금 미수급자 현황 및 특성 연구'에 따르면 기초연금 요건이 되는데도 수급하지 않은 미수급자는 2024년 기준 약 175만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의 17%에 달한다. 이 때문에 전체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률은 66%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수급자의 상당수는 직역연금 수급자와 그 배우자,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장애가 있는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직역연금 배제 기준 조정, 기초생활보장제도와의 연계 완화, 취약계층 대상 자동 포섭 체계 구축 등 제도 전반의 정교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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