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사장할래"… 편의점 신규 점주 30%는 2030
2026.06.17 18:02
본사서 임차보증금 등 보조땐
초기 투자금 4000만원도 가능
편의점3사 청년점주 적극 우대
전문가 "지나친 환상은 금물"
입지·운영 따라 수익 천차만별
김 모씨(26)는 최근 서울 한 지역의 편의점 점주가 됐다. 이전에 다니던 직장이 안정적이지 않아 새 일을 찾던 중 편의점 창업이 눈에 들어왔다. 김씨는 일하며 모아둔 돈 등을 종잣돈으로 프랜차이즈 본부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창업 과정에서 초기 투자비를 줄이기 위해 '공동 투자형' 모델을 택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임차보증금 등을 부담해 창업 비용을 낮춰주는 대신, 추후 이익 배분에 반영하는 구조다. 김씨는 또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자금·교육 지원도 받았다.
그는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할 수 있고, 노력한 만큼 성과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젊은 세대에게는 매력"이라며 "공동 투자형 모델을 선택할 경우 4000만원 수준으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도 끌렸다"고 설명했다. 취업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김씨는 늘고 있는 2030세대 편의점 점주의 사례를 보여준다.
편의점 업계에 새롭게 발을 디디는 신규 점주 중 20·30대 비중이 늘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직업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으로 인해 창업으로 기회를 찾으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편의점 업계는 2030세대 점주를 잡기 위해 금융·교육 지원 등을 강화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GS25의 신규 경영주(점주) 중 2030세대 비중은 30.7%로, 전년 동기(28.1%)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CU에서는 2030세대 신규 점주 비중이 25.4%에서 30.5%로 5.1%포인트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30.3%에서 32%로 1.7%포인트 증가했다. 3대 편의점에서 신규 점주 3명 중 1명가량을 20·30대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는 취업난과 가치관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과거 편의점 개업은 은퇴한 후 생계형 창업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직장보다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선호하는 청년층 유입이 늘고 있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2030세대가 편의점 창업에 관심을 갖는 배경에는 초기 개업 비용을 낮춰주는 지원 제도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포를 직접 구해 편의점을 창업할 경우 임차보증금, 권리금, 가맹가입비, 상품보증금, 소모품 준비금 등이 모두 필요해 1억원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부가 점포 임차 비용을 일부 또는 전액 부담하는 공동 투자형 방식을 택하면 초기 창업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대신 추후 수익 배분에서 가맹 본부가 가져가는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주체적인 경영을 선호하는 MZ세대 성향과 일자리 문제가 맞물리면서 편의점 창업에 관심을 갖는 20·30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프랜차이즈 본사도 금융·교육 지원 등을 통해 2030세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25는 19~29세 청년 창업자에게 운영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하고 본부보증금을 면제해 준다. 전역한 후 1년 내 창업자에게는 가맹비 200만원을 할인해주고, 점포에서 5개월 이상 일한 우수 근무자에게도 가맹비 200만원 할인과 본부보증금 50%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전역자 창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중장기 복무 제대 군인과 일부 의무복무 전역자에게 가입비 200만원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군부대 방문 창업 컨설팅과 창업 박람회도 운영한다.
세븐일레븐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겨냥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단국대와 청년 창업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혜택을 제공해 왔다. 향후 대학과 협약 확대도 검토 중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실업자는 10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9000명 늘었다. 1분기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전체 실업자 중 청년층(15~29세)은 27만2000명으로 26.4%를 차지했다.
하지만 편의점 창업이 '쉬운 길'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편의점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대 편의점 점포는 5만3266개로 전년보다 1586개(2.9%) 감소했다. 편의점이 국내에 도입된 이후 전체 점포 수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수익성도 예전만 못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점포 입지와 운영 능력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한 개 점포만으로는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며 "취업난 속에서 편의점 창업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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