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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요 폭증에 원전 건설 속도…'동남권 안전 우려'는 심화

2026.06.17 20:49

한수원, 신규원전 및 SMR 건설 후보지 확정·발표
AI발 전력수요 급증 등에 '친원전' 기조 유지 분석
주민 수용성 제고 등 숙제…탈핵단체 "참담한 심정"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국제신문DB

대형 원자력발전소(원전)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이 각각 선정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원전 정책 기조도 출범 초기 ‘신중’에서 ‘적극 추진’으로 명확하게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활성화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규 원전·SMR 건설 속도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동남권에 원전이 더 밀집돼 안전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날 신규원전 건설부지 선정평가위원회를 열어 영덕군을 대형 신규원전 2기 건설 후보지로, 기장군을 SMR 건설 후보지로 각각 확정했다.

통상 원전은 경제성을 위해 2기를 함께 짓는다. 우리나라에서 SMR이 건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 목표상 대형 원전 2기는 2037년이나 2038년에, SMR은 2035년에 준공한다.

이번 후보지 선정에 따라 이재명 정부는 친원전 기조를 보다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재생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때문에 이전 정부 때 수립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신규원전 3기 건설 계획’(대형 원전 2기·SMR 1기)의 지속 추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백지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후부가 지난 1월 여론조사 결과(국민 60% 이상 신규원전 건설 찬성)를 토대로 해당 계획을 궤도 수정 없이 계속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고 5개월 만에 건설 후보지를 확정·발표했다.

이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실제 제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지난 4월 “2040년 연중 최대 전력 수요가 최고 138.2GW(기가와트)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2038년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129.3GW)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2040년께 필요한 전력이 약 8.9GW 늘어난 것인데, 이를 원전으로 충족한다면 2~6기가 더 필요하다.

대형 신규원전 후보지로 영덕군이 선택된 배경에는 과거 원전을 짓기로 했던 곳이어서 ‘속도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덕군 후보지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천지원전 1호기와 2호기(각각 1.5GW)를 건설할 예정지로 고시되고 이에 따라 한수원이 부지 19% 정도를 사들이기까지 한 지역이다.

당시 원전 건설을 위한 지질 조사와 환경영향평가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아울러 영덕군은 이미 한번 원전 건설 후보지였던 만큼 정부 의지로 건설 전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전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여지가 크다.

SMR 후보지로 기장군이 선정된 이유도 빠른 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장군 후보지는 고리원자력본부 내 과거 신고리 7·9호기 부지로 검토된 곳으로 ‘전원개발예정부지’로 행정절차를 마친 곳이다. 이미 원전이 운영 중인 곳으로 송전망 등 기반 설비가 갖춰진 곳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신규원전 건설 계획이 순항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한국은 원전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다. 특히 동남권을 비롯한 영남 동해안은 대도시를 배후에 둔 채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원전 시설이 몰려있다.

원전이 몰려있으면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복합재난’으로 번지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탈핵·환경단체가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 정지한 날(2017년 6월 18일)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 결과가 발표된 것에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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