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예금·대출 늘어난 은행들…'머니무브'에도 돈 더 벌었다
2026.06.17 18:12
올해 초만 해도 은행권에선 수신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증시 호황 속에 고객이 예금을 빼서 주식에 투자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강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은행 고객 기반이 약해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확산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그렇지 않았다. 주요 은행의 수신 규모는 올해에만 90조원 넘게 불어났다. 주식 투자로 번 여윳돈을 수시입출식 통장에 넣어두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기업들도 단기 금융상품에 보유 현금을 넣어두고 투자금이나 사업비가 필요할 때 자금을 인출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4월 23.1회)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배경이다.
예상과 달리 개인 수신이 증가한 것은 언제라도 주식 투자 자금을 동원할 수 있도록 수시입출식 통장에 돈을 보관해두는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은행 정기예금에 넣은 돈은 연 2~3%대 금리로 일정 기간 묶인다. 뜨거워지는 투자 열기에 국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은 올해에만 3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들은 마이너스통장에서 빌린 돈으로도 투자와 회수를 반복하면서 증권사 계좌와 수시입출식 통장 사이에서 자금을 옮기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43조2216억원으로 올 들어 3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전체 한도의 40% 이상이 실제 대출로 나갔다.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이 전달보다 2조1741억원 늘어 5년1개월 만에 최대 증가치를 기록한 이유다.
기업 수신도 꾸준히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 수신액은 645조615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4조1222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13조6021억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증가액 대부분이 수시입출식예금(MMDA)이다. MMDA는 언제든 넣었다 뺄 수 있는 예금으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예치한 금액이 많을수록 금리도 높다. 지금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나중에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기업의 가입 수요가 늘어난다. 최근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자를 받기 위해 일부 잉여현금을 MMDA에 넣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줄줄이 올리는 추세다. SC제일은행(연 3.75%)과 전북은행(연 3.7%), 제주은행(연 3.7%), 광주은행(연 3.64%) 등이 저축은행과 비슷한 예금금리를 주고 있다. 카카오뱅크(연 3.1%)와 케이뱅크(연 3.1%), 토스뱅크(연 3%) 등 인터넷은행은 3개월 만기 예금에 연 3%대 금리를 내걸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 만기가 1년 이상인 정기예금에 돈을 넣기 꺼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가 증시 투자 열기와 맞물리면서 은행 예치 기간이 짧아지고 자금 유출입은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성/장현주 기자 jskim1028@hankyung.com
◇불어나는 초단기예금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원화 수신액은 2254조5650억원으로 올 들어 91조3938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이 29조1987억원, 정기예금이 12조5146억원 늘었다. 정기예금 고객은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요구불예금은 개인과 기업 부문 할 것 없이 모두 불어나는 추세다.예상과 달리 개인 수신이 증가한 것은 언제라도 주식 투자 자금을 동원할 수 있도록 수시입출식 통장에 돈을 보관해두는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은행 정기예금에 넣은 돈은 연 2~3%대 금리로 일정 기간 묶인다. 뜨거워지는 투자 열기에 국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은 올해에만 3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들은 마이너스통장에서 빌린 돈으로도 투자와 회수를 반복하면서 증권사 계좌와 수시입출식 통장 사이에서 자금을 옮기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43조2216억원으로 올 들어 3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전체 한도의 40% 이상이 실제 대출로 나갔다.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이 전달보다 2조1741억원 늘어 5년1개월 만에 최대 증가치를 기록한 이유다.
기업 수신도 꾸준히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 수신액은 645조615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4조1222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13조6021억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증가액 대부분이 수시입출식예금(MMDA)이다. MMDA는 언제든 넣었다 뺄 수 있는 예금으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예치한 금액이 많을수록 금리도 높다. 지금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나중에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기업의 가입 수요가 늘어난다. 최근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자를 받기 위해 일부 잉여현금을 MMDA에 넣고 있다.
◇금리 상승기 유동성 더 빠르게 순환
금융권에선 연이은 금리 상승으로 시중 유동성이 더욱 빠르게 순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 예금금리 산정에 활용되는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 16일 연 3.565%로 올 들어 0.748%포인트 올랐다. 이란 전쟁으로 물가 급등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요 채권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줄줄이 올리는 추세다. SC제일은행(연 3.75%)과 전북은행(연 3.7%), 제주은행(연 3.7%), 광주은행(연 3.64%) 등이 저축은행과 비슷한 예금금리를 주고 있다. 카카오뱅크(연 3.1%)와 케이뱅크(연 3.1%), 토스뱅크(연 3%) 등 인터넷은행은 3개월 만기 예금에 연 3%대 금리를 내걸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 만기가 1년 이상인 정기예금에 돈을 넣기 꺼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가 증시 투자 열기와 맞물리면서 은행 예치 기간이 짧아지고 자금 유출입은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성/장현주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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