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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버리
마이클 버리
주가 급발진 속 ‘폭풍 매수’…스페이스X, 서학개미 블랙홀

2026.06.17 15:42

청약 무산에도 장내로 정면 돌파…첫날 1조2346억원 ‘역대 최대’
상장 후 이틀 연속 19%대 폭등 랠리…상장 사흘 만에시총 5위
26조원 패시브 유입 기대감 속 거품 경고…8월 록업 해제 시험대
스페이스X.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를 둘러싼 투자 열기가 과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 공모주 청약을 주관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최종 물량 확보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들은 상장 첫 날에만 약 1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일각에서는 단기간 주가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함께 ‘버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청약 참사에도…1.2조 폭풍 매수한 서학개미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서학개미)들은 스페이스X 상장 첫날인 지난 12일 국내 11개 증권사를 통해 1조234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일 종목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같은 규모는 기존에 가장 많이 매수됐던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의 일일 순매수액(7852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장 당일 순매수 2위 종목과 비교하면 약 30배 이상 많은 자금이 몰렸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주 규모의 매수세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공모주 청약에서 미래에셋증권이 ‘0주 배정’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종목 기준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의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국내 투자자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30위권에 진입했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 확대는 운용사들의 대응으로도 이어졌다.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국내 ETF 6종은 스페이스X 상장 첫날 총 3345억원 규모의 주식을 편입했다. 상장 이후 12일부터 16일까지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347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ETF ‘테마 스페이스 이노베이터스’에도 최근 한 달간 약 3억1654만달러가 유입됐다.

◇ 거침없는 폭등 랠리…상장 사흘 만에 글로벌 시총 5위 등극

서학개미들의 공격적인 매수 배경에는 상장 직후 이어진 스페이스X의 급격한 주가 상승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상장 첫날 공모가 135달러 대비 19.3% 상승한 161.11달러에 마감한 데 이어, 15일에도 19.6% 오른 192.50달러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16일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는 211.27달러까지 상승하며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이후 본장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되며 상승폭이 줄었지만 전 거래일 대비 4.83% 오른 201.8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시가총액은 2조9400억달러까지 확대되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글로벌 4위 자리에 올랐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6410억달러로 아마존을 제치고 글로벌 시총 5위에 올랐다. 상장 사흘 만에 공모가 대비 약 5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급등세는 투자 테마 확산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주요 ETF 운용사들은 지난 15일 스페이스X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를 잇따라 상장했다.

해외 자금 유입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유럽 개인 투자자 대상 공모에서는 약 4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가 몰렸고, 블랙록이 최소 50억달러 규모의 매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쿠웨이트투자청(KIA), 카타르투자청(QIA) 등 중동 국부펀드와 아크인베스트, 호주 부호 지나 라인하트 등 주요 투자자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적 성장인가 단기 과열인가…주가 전망 ‘이견’

스페이스X의 향후 주가 전망을 두고 글로벌 자금시장에서는 대규모 패시브 자금 유입을 근거로 한 긍정론과 밸류에이션 부담 및 지배구조 리스크를 지적하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긍정론의 핵심은 지수 편입을 통한 기계적 매수 수요다. 스페이스X는 FTSE러셀의 신속 편입 규정에 따라 18일부터 러셀지수 편입이 예정돼 있으며, 7월 초에는 나스닥100 편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약 130억~170억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현재 수급 구조 자체가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처드 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는 “유통 물량이 4%대에 불과해 매수세가 집중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경고도 적지 않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 마이클 버리는 연 매출이 200억달러 미만인 상황에서 시가총액이 급등한 점을 지적하며 과열 가능성을 언급했다. 모닝스타 역시 현금흐름할인법(DCF)을 기반으로 적정 기업가치를 현재 시총의 3분의 1 수준인 7800억달러로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보호예수(록업) 해제 물량 출회도 가장 변수로 꼽힌다. 전체 지분의 53.7% 중 일부가 오는 8월부터 단계적으로 해제되며, 12월까지 전량 해제가 예정돼 있다. 현재 극도로 제한된 유통 물량 구조가 해소될 경우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과 함께 장기 성장성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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