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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벌면 장땡은 옛말"…한국 기업 호감도 '역대 최고'

2026.06.17 13:58

2003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60점 돌파
‘윤리경영미흡’(23%)엔 아쉬움
국민 86% ‘소비 시 기업 이미지 고려’
대한민국 국민들이 우리 기업들을 바라보는 호감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 위기 속에서도 세계 무대에서 보여준 글로벌 경쟁력이 점수를 대폭 끌어올린 덕분이다. 다만, 기업의 이미지가 실제 구매 행동으로 직결되는 '가치 소비' 경향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여전히 낙제점에 머물러 있는 '윤리경영'은 기업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6년 기업호감지수(CFI)'에 따르면 올해 우리 기업에 대한 종합 호감도는 60.1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9점 상승한 수치로, 2003년 조사가 도입된 이래 24년 만에 처음으로 60점 고지를 밟았다.

'2026년 기업호감지수(CFI)'.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호감지수는 생산성, 경제성장 기여, 국제경쟁력, 기업문화, 지역사회공헌, 친환경 경영, 윤리경영 등 7대 핵심 요소와 전반적인 호감도를 합산해 100점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임을 뜻한다. 올해는 이 7대 지표가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항목은 전년 대비 6.8점 오른 '국제경쟁력'(66.2점)이다. 지표별 절대 점수에서는 '생산성·기술개발'이 67.1점으로 7대 지표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민들이 기업에 호감을 느끼는 구체적인 요인을 살펴보면 국가 경제 기여가 4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이 20.3%,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이 17.3%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호감이 가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준법 및 윤리경영 미흡을 꼽은 응답이 22.9%로 가장 많았고, 소비자 보호 미흡이 18.6%, 기업문화 개선 노력 부족이 17.1% 순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윤리경영' 지표는 전년 대비 점수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47.1점에 그치며, 7대 지표 중 유일하게 호감 기준선인 50점을 밑도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지난 24년간 기업 호감도가 꾸준히 상승한 배경에는 글로벌 위상 제고에 기여한 우리 기업들의 실질적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며 "친환경과 기업문화 등 사회적 가치 지표가 동반 상승한 것은 기업들의 노력이 국민에게 긍정적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2026년 기업호감지수(CFI)'. 대한상공회의소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기업의 이미지가 단순한 평판을 넘어 소비자의 지갑을 여닫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기업의 이미지와 호감도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무려 86.3%가 품질이나 가격과 함께 기업 이미지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 24.6%는 가격이나 품질보다 기업의 이미지와 호감도를 우선해 구매를 결정한다고 밝혀, 나쁜 기업의 제품은 사지 않는 불매를 넘어 좋은 기업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돈쭐' 여론이 주류로 부상했음을 보여줬다.

신현상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재무적 가치 측면에서는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준법·윤리경영, 소비자 보호, 사회공헌 등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기업에 대한 호불호를 구매 행동으로 연결 짓는 적극적 소비자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기업도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보다 깊이 고민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는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이제 선택이 아닌 시대적 요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며 "국민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한상의는 신기업가정신협의회를 중심으로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정부·지역사회 등 다양한 주체와도 협력해 더 많은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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