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아니어도 됩니다"…SK하닉 파격 채용에 구직자 몰린다
2026.06.17 09:27
직무 역량·성장 가능성 중심 평가
설계 등 주요 직무 '세 자릿수' 선발
SK하이닉스가 신입사원 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학력 장벽을 허물고, 실제 직무 수행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는 17일 시작되는 신입사원 수시채용부터 학력 자격 요건을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기존 채용 공고에 들어가던 '4년제 학사 학위 이상 지원 가능' 등의 문구는 모두 사라진다.
앞으로는 지원자가 보유한 경험과 직무 역량, 기업문화 적합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회사가 요구하는 직무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학력과 관계없이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이번 채용 기준 개편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일반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인재 확보 전략과 맞닿아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특정 학위보다 문제를 풀어내는 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다양한 사람과 협업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AI 시대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3대 근육'을 강조한 바 있다. 스스로 질문하고 본질을 파고드는 '생각 근육', 새로운 기술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적응 근육', 다양성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협업하는 '공감 근육'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미래 인재들의 경쟁력은 특정 학위나 정형화된 스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채용 기준을 혁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용 규모도 작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수시채용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이끌 '설계'를 비롯한 주요 직무를 중심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수시채용으로는 이례적으로 '세 자릿수' 규모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청년 고용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 기대와 성과급 확대가 겹치면서, 최근 채용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제조 대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잡코리아가 구직자 328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자사 플랫폼 행동 데이터를 분석한 '2026 기업 선호도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구직자가 '당장 출근하고 싶은 기업' 1위는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 네이버, 토스, 현대자동차 등이 뒤를 이었다.
5년 전 상위권을 차지했던 IT·플랫폼 기업의 존재감은 줄고, 반도체·제조 대기업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5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섰고, 5년 전 1위였던 카카오는 8위로 내려갔다. 잡코리아는 산업 전망과 시장 기대가 기업 선호도 변화에 반영된 것으로 봤다.
구직자들이 기업을 고를 때 가장 중시한 기준은 보상이었다. 선호기업을 선택한 이유로 '연봉·성과급'을 꼽은 응답이 32%로 가장 많았고, 복리후생 15%, 직무 성장 가능성 13%, 기업 브랜드·인지도 10% 순이었다. 선호 복지에서도 성과급·인센티브가 23.2%로 1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에 관심이 쏠린 배경에는 성과급 이슈도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9월 노사 합의를 통해 기본급 1000% 상한을 폐지하고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PS)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구조에 따라 2025년 성과급은 PI를 포함해 총 3264%가 지급됐다. 연봉 1억원인 직원 기준으로 약 1억4820만원을 받은 셈이다.
직원 평균 급여도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의 2025년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1억8500만원으로 전년 1억1700만원보다 5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평균 급여는 1억5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 모바일·가전 등 전 사업부가 포함된 전사 평균이어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보상 기대감을 키운 흐름은 두 회사 모두에서 확인된다.
이 같은 기대감은 생산직 채용에서도 나타났다. SK하이닉스 생산직 공고가 올라오자 온라인에서는 '대국민 오디션', '하닉고시'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해당 채용이 최종학력을 고졸·전문대졸로 제한하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지원 자격을 맞추기 위해 최종학력을 대졸에서 고졸로 낮추는 방법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번 신입사원 수시채용 서류 접수는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상세한 전형 일정은 SK하이닉스 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잠재력을 지닌 신입사원을 대거 선발해 청년 고용 확대에 기여하는 한편, 인재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육성해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지속해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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