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청래, '민주당 적자론'으로 승부수
2026.06.17 05:01
친명계의 사퇴 및 연임 포기 압박 속 메시지
李정권, 특정 세력 전유물 아니다 반격 해석
李대통령 "국민 봐야"…鄭 "당 주인은 당원"
ABC론 언급했던 유시민, 적극 비평활동 예고
친청, 정통 지지층 향한 '적자 투쟁' 해석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사퇴 및 연임 포기 압박 속에서도 당무를 이어가며 민주당의 역사성과 당원 주권을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 진영의 적자' 프레임을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청래 "李정부 탄생엔 DJ·盧·文 지지한 이들의 피땀 있었다"
정 대표는 16일 중앙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의 집권사를 소환했다. 그는 "지금의 국민주권 정부가 탄생할 때까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며 "우리는 김대중의 역사, 노무현의 역사,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더욱 꽃피워야 한다"고 했다.
이후 페이스북에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얼굴을 나란히 올리며 '민주주의 역사'를 재차 부각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이를 정 대표가 현재 직면한 당내 압박을 의식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이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성취만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민주 진영 전체의 역사적 축적 위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친명계가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앞세워 정 대표의 거취 정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이 정권은 특정 세력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반론을 우회적으로 편 셈이다.
특히 정 대표가 이날 함께 언급한 "당의 주인은 당원"이란 발언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 대통령이 "여당의 열정은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주문한 직후임에도 정 대표가 '당원 주권'을 다시 꺼내 든 것은 여당 대표로서의 책임론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동시에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 전체를 지향하라는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명심'보다 당원 선택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연임 도전의 명분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정청래, '포스트 이재명' 주도권 싸움 속 '적자 투쟁' 해석도
여기에 유시민 작가의 최근 행보도 맞물린다. 유 작가는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직에서 물러나며 "앞으로 제가 할 비평활동 때문에 재단이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 바꿔말하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평 활동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앞서 유 작가는 민주당 내부를 가치 중심의 A그룹, 이익 중심의 B그룹 등으로 나누는 이른바 'ABC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구도에서 A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거쳐 현 정부까지 지지해 온 민주당 정통 지지층에 가깝고, B는 이 대통령 집권 효과에 올라탄 이익 추구 세력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유 작가의 사임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조직 직함에서 벗어나 독립 비평가로서 발언 공간을 넓히는 동시에, '이익을 좇는 쪽'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가치를 지키다 불이익을 감수하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행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사임 시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의 공개 비판 직후였다.
곽 의원은 재단의 활동이 유 작가 홍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재단의 물적 시설과 인적 시설을 동원하는 것이 정상적인 건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유튜브 구독자를 언급하며 "꽤 많은 돈을 번다는 얘기도 들은 적 있다. 그 수익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저는 잘 모른다"라고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정 대표가 민주 진영의 계보를 소환한 점을 두고 친청계와 그 주변 스피커들이 민주당 정통 지지층(A그룹)을 향해 "우리가 민주당의 적자"라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정 대표가 '포스트 이재명' 국면의 주도권 싸움에서 민주당의 '적자 투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주당 정통성을 자신이 계승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친명계의 불출마 압박을 '정권 성공을 위한 교통정리'가 아니라 '민주당 역사와 당원 주권에 대한 압박'으로 재규정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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