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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1년 만에 기준금리 1% 시대로… 미국·이란 전쟁 나비효과

2026.06.16 17:31

일본은행,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추가 인상
기준금리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로
고유가·엔저로 "광범위한 품목 가격 상승 우려"
세계 중앙은행들 인상에 한은도 7월에 올릴 듯
일본 국기인 일장기가 16일 도쿄 일본은행 청사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 정도에서 1.0% 정도로 인상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이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기준금리 1.0% 시대를 열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기업·가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선제 조치 차원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6일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 정도'에서 '1.0% 정도'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책위원 8명 중 7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고, 1명만 동결 의견을 냈다. 일본은행 수장인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입원 치료 중이라 불참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일본은 1995년 4월 1.75%였던 금리를 1.0%로 내렸고, 그해 9월 0.5%로 다시 낮췄다. 이후 0.5%를 넘은 적은 없었다. 2016년부터는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했다.

초저금리 중단과 통화정책 정상화를 표방한 우에다 총재가 부임하면서 금리 정책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2024년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를 공식화했고, 같은 해 7월에는 0~0.1%였던 금리를 0.25%로 올렸다. 지난해 1월 0.5%로, 12월에는 0.75%로 잇따라 올리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16일 도쿄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은행이 지난해 12월 이후 네 번째 회의 만에 금리를 올린 건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가 동시에 작용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진다고 본 것이다. 이미 물가 지표엔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달 기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급등해 202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업 간 거래에서 가격 전가(도매 가격 상승을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는 것)가 다소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소비자 단계에서 광범위한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HK 방송은 "현 금리 수준으로는 가격 인상 움직임이 가속할 것으로 보고 물가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짚었다.

우치다 부총재는 "앞으로도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상 속도나 목표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하나은행 직원이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5만 원권 지폐와 달러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앞서 이달 11일 3년 만에 금리를 올린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일본은행까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도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유럽의 금리 인상으로 7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제 가능성을 넘어 확실해진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내 두 차례 인상에 더해 하반기 환율 안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세 차례까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다음 달 16일 열린다.

금융시장이 우려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를 뜻한다. 일본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완화적 금융 여건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의 신중한 금리 인상 기조에 엔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원화도 당분간 약세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원화가 엔화와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미국과의 금리 차가 빠르게 좁혀지지 않는 한 한국과 일본 통화 모두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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