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주목하는 ‘꿈의 태양전지’… “한국만의 경쟁력 키워야”
2026.06.17 00:33
“AI(인공지능)와 우주 시대의 전력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결국 태양전지입니다. K팝과 K푸드가 품질로 세계를 사로잡았듯, K-솔라도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꿈의 태양전지’로 불리는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박남규(66)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종신석좌교수를 지난 4일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에서 만났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데 핵심 기술이라고 언급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세계 상위 1% 연구자(HCR)에 2017년부터 8년 연속 선정됐으며 호암상 공학상과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이탈리아 애니상 등을 수상한 석학이다.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로 박 교수는 AI와 우주 산업의 급성장을 꼽았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인공위성 역시 태양광 발전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는 “우주에서는 가볍고 발전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가 필수인데, 페로브스카이트가 그런 조건을 충족하는 대표 기술”이라고 말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과거부터 태양전지 소재로 쓰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액체 상태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져 상용화가 어려웠다. 박 교수는 2012년 이를 고체형 구조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효율과 안정성을 크게 높였고, 이후 전 세계 연구자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실험실 연구 단계를 넘어 상용화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상대는 중국이다. 박 교수는 “중국은 이미 ‘하겠다’는 단계가 아니라 실제로 하고 있는 단계”라며 “인력과 투자 규모가 압도적이고 산업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중국이 페로브스카이트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결합한 ‘탠덤 전지’를 기가와트급 규모로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고 한국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박 교수는 “한국 역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탠덤 전지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페로브스카이트 자체의 성능을 더욱 높이는 전략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K-솔라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압도적인 품질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벨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상의 수상 여부보다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흔들리지 않고 연구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의 목표로 페로브스카이트를 뛰어넘는 새로운 광반응 물질과 상온 초전도체 연구를 꼽았다. 그는 “태양전지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초전도체는 전기를 손실 없이 전달한다”며 “결국 모두 에너지의 미래를 향한 연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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