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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훈 2심도 무죄... 무리한 기소 불구 공직자 책임 무거워

2026.06.17 00:10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사건 유족인 이래진씨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해에서 북측에 피살된 공무원이 자진 월북으로 오인할 수 있도록 수사결과를 발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16일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혐의를 받았던 모든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검찰은 완패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과장된 수사결과를 발표하도록 한 정치적 책임까지 면죄받은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해양수산부 소속 고 이대준씨는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악화 우려에 이씨의 '자진 월북'으로 몰아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권 교체 후 감사원 감사와 국정원 고발이 이어졌고 검찰은 2022년 6월 대북관계 개선을 위해 사건을 은폐·왜곡했다며 서 전 실장 등 문 정부 안보라인 5명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제한된 시간 내 한정된 정보만으로 당국이 ‘월북’으로 판단한 것에 합리성과 상당성이 결여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모두 무죄 판결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서 국방부와 국정원의 자료 삭제 등에 대한 사실관계가 다수 인정된 점과 유족 반발을 감안해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일부 항소했지만, 이마저도 무죄 판단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대표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원, 감사원까지 총동원해 문 정부 안보라인에 대해 공세를 편 끝에 이어진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한편에선 1심 판결 후 일부 항소 포기과정에선 현 정부 압력에 굴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력형 사건을 맡을 수사기관은 이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형사처벌 여부와 별개로 서 전 실장 등은 고위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다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실종 첩보 확인 후 안일하게 대응해 우리 국민이 피살된 데는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씨 유족이 판결을 납득하지 못하고 반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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