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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도 하네스도 없었다…비극이 된 '예멘 스파이더맨'의 마지막 도전

2026.06.16 14:24

무장비 등반 영상으로 유명세
구조대, 분화구 호수서 시신 수습
애도 물결 속 일부 누리꾼 비판도
예멘에서 '스파이더맨'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던 30세 익스트림 등반가가 화산 분화구에서 안전 장비 없이 암벽을 오르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연합뉴스는 더선 등 외신을 인용해 예멘 등반가 알카카 이븐 안타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예멘 남부 달레주 담트 인근 하르다 댐, 일명 하라다트 담트 화산 분화구에서 암벽을 오르던 중 손을 놓치고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분화구는 깊이가 약 120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에서 '스파이더맨'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던 30세 익스트림 등반가. 알카카 이븐 안다르. SNS


예멘 민방위 당국이 공개한 짧은 영상에는 안타르가 안전 로프나 하네스 없이 가파른 암벽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한 손으로 절벽을 붙잡은 채 다른 손과 발을 공중으로 뻗으며 위험한 자세를 취했다. 이후 자세를 바꾸려던 순간 손이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당국은 구조대와 잠수 인력이 현장에 투입했지만, 수색과 수습이 쉽지 않았다. 분화구는 가파른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바닥에는 유황 성분이 있는 호수가 있었다. 끈질긴 수색 끝에 구조대는 분화구 안 호수에서 안타르의 시신을 발견했고 험한 지형 탓에 수습 작업에는 4시간 넘게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안타르는 예멘의 험준한 산악·화산 지형에서 안전 장비 없이 암벽을 타거나 절벽에 매달리는 영상을 SNS에 올리며 유명해졌다. 특히 거친 절벽을 맨몸으로 오르내리는 모습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예멘의 스파이더맨'으로 불렸다. 일부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끌며 확산하기도 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는 애도 글이 이어졌다. 현지 지지자들은 안타르가 어려운 생계 속에서 등반과 구조 활동을 이어왔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알자지라 아랍어판은 그가 절벽이나 분화구에 고립된 가축을 구조하는 일로도 알려져 있었고, 이러한 활동이 수입원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예멘 민방위 당국이 공개한 짧은 영상에는 안타르가 안전 로프나 하네스 없이 가파른 암벽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한 손으로 절벽을 붙잡은 채 다른 손과 발을 공중으로 뻗으며 위험한 자세를 취했다. SNS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예견된 비극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전 장비 없이 높은 절벽이나 건물 외벽을 오르는 이른바 '무장비 등반'은 한 번의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장면이 SNS에서 조회 수와 관심을 끌면서 더 극단적인 도전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비슷한 사고는 과거에도 있었다. 중국의 '루프토퍼' 우융닝은 2017년 창사의 62층 건물에서 안전 장비 없이 스턴트를 하다 추락해 숨졌다. 프랑스 출신 스턴트 인플루언서 레미 루시디도 2023년 홍콩의 고층 주거 건물에서 극한 스포츠를 하던 중 추락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산악연맹 역시 등반 안전을 위해 주요 장비 기준을 마련하고, 사고 사례를 반영해 안전 기준을 지속해서 보완하고 있다. 특히 고난도 등반일수록 개인의 기량만으로는 사고를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할 시 반드시 로프와 하네스, 헬멧 등 기본 보호장비를 갖추고, 동행자와 함께 현장 환경을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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