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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오세훈 주도권 갈등 수면 위로…국민의힘 '선거소청 의결'에 불협화음

2026.06.16 15:03

[일요신문] 국민의힘이 지난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울·경기·인천·부산·울산·광주전남 등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발생한 지역 선거에 대해 ‘무효 소청’ 절차를 밟기로 의결했다. 장동혁 당 대표가 6·3 지방선거 직후 재선거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뒤 오세훈 서울시장(당선자) 측과 당내 일부에서 신중론이 나왔지만, 소청 기한을 앞두고 당 지도부가 법적 판단을 받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이다. 원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나오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의 재선거 요구 드라이브에 정략적 의도가 담겼다고 꼬집으며 반감을 드러냈다.

#지도부 주도 소청 의결에 당내 반발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선거 소청 제기를 결정했다. 선거 소청은 선거 자체나 당선자의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로, 소청이 인용되면 선거와 그 결과는 무효가 된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 선거 소청은 선거일부터 14일 이내 제기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소청 기한은 오는 17일까지다. 국민의힘은 소청 가능 기한이 임박한 만큼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에서 소청 방침을 정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경기·인천·부산·울산·광주전남 등 6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확인된 투표소와 관련해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역구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선거를 소청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교육감 선거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민의힘이 6곳을 소청 대상으로 정한 기준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여부다. 서울은 이번 사태가 가장 크게 부각된 지역이다. 본투표 당일 송파구 일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개표소 주변 시위와 재선거 요구가 이어졌고, 국민의힘도 선거 직후 서울시장 선거 개표 중단과 재선거 필요성을 먼저 제기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패한 곳이다. 해당 지역 낙선 후보들은 국민의힘이 소청을 제기하기 이전부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과 선관위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해 왔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등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참정권 침해와 선거 관리 부실 문제로 규정하며 국정조사·특검을 통한 진상규명과 선관위 개혁 요구해 왔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최고위 직후 소청 결정에 대해 “6·3 지방선거 관련 투표용지 등 문제 되는 지역에 대해 전면 재선거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원칙을 중시했다. 국민 참정권 침해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국민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를 ‘전면 재선거 요구’로 볼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당 지도부가 ‘전면 재선거’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원내지도부 측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실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선관위가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소청의 의미를 다소 다르게 설명했다.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을 두고 당내 반발도 터져 나왔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이번 주 의총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런데 해당 안건을 갑자기 최고위 통과시켰다”며 “전면 재선거를 원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적은데 최고위에서 마음대로 재선거를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당내 한 재선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 성과로 평가해왔다”며 “그런데 당 차원의 소청 대상에 서울이 포함되면서 선관위 책임론과 서울시장 선거 효력 문제가 함께 묶이는 부담이 생겼다. 의원들이 재선거를 요구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데도 장동혁 대표가 독단적으로 판단해 당론처럼 이끌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민의힘 최고위 결정 이후 장동혁 대표의 재선거론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금 당이 해야 할 일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선거제도의 근본적 개혁”이라며 “그런데도 장동혁 대표는 온 당을 소모적인 ‘재선거 주장’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그것이 진실 규명을 위한 투쟁인지, 아니면 자신의 흔들리는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한 정략적 구호인지 국민은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 선관위의 해체 수준 개혁을 요구하면서 재선거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당내 주도권 문제 노출"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의힘의 소청 제기 자체가 법적 절차 안에서 가능하더라도 이를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정쟁으로 키우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서휘원 덕성여대 정치외교전공 겸임교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정쟁이나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키우는 건 자제해야 한다”며 “선관위 자료상 투표 부족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오지만, 이미 선관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소청을 해보고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에선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가뜩이나 일각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피우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의원들의 의견 수렴 없이 단독으로 결정했다면 정치적으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도부 주도의 소청 결정은 곧 국민의힘 내부의 주도권 문제가 노출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장동혁 대표가 재선거 카드를 계속 이슈화해 자신의 (정치적) 상황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선거 소청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장 대표의 재선거론을 공개 비판하고 나선 것을 보면, 이번 소청을 계기로 지도부와 당선자들 사이 인식 차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당내 갈등이 본격 분출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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