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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딸에 "항상 약자 편에 서라" 가르친 아버지…3명 살리고 하늘로

2026.06.16 11:24

지난 2월 갑작스럽게 쓰러져 뇌사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 간·신장 기증


군인인 딸에게 평생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가르쳤던 50대 아버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김용섭씨 가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용섭(53) 씨는 지난 2월 26일 고려대안암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과 양측 신장을 기증했다.


김 씨는 지난 2월 20일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갑작스럽게 흉통 등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간과 신장 2개가 각각 필요한 환자들에게 이식돼 모두 3명이 새로운 삶을 이어가게 됐다.

강원도 영월 출신의 김씨는 건설업에 종사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옳지 않은 일에는 소신 있게 목소리를 내는 강직함이 있었고, 힘이 없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마음을 베풀었다. 딸의 친구들에게는 아빠라고 불릴 만큼 다정한 어른이었으며, 딸에게는 사회생활은 물론 연애 고민까지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버지였다.

젊은 시절 경찰을 꿈꿨지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뜻을 접었던 그는 딸에게도 자신의 삶을 통해 가치를 전했다. 김 씨는 평소 군 복무 중인 딸에게 “약한 사람, 힘이 없는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 군복은 아무나 입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행동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딸 김재경 씨는 “아버지는 늘 저를 자랑스러워하셨지만 저에게도 아버지는 가장 자랑스러운 분이었다”며 “제게 남겨주신 말씀과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겠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충성”이라고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딸에게 약한 사람의 편에 서라고 가르쳤던 고인의 삶이 마지막 순간 생명나눔으로 이어졌다”며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군인 딸의 아버지가 보여준 숭고한 희생과 따뜻한 마음이 우리 사회에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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