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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당긴 우주 경제 시계...지구 경계 넘어 인프라 독점 시대 온다 [어쨌든경제]

2026.06.16 14:34

‘초소형 위성 선두주자’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대표 심층 대담

[이데일리TV 유은길 경제전문 기자] 우주 항공 분야의 절대 강자 스페이스X(SpaceX)의 미국 나스닥 상장(IPO) 소식으로 글로벌 증시와 첨단 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상장은 단순한 기업공개를 넘어, 인류의 경제 활동 영역이 지구 저궤도를 넘어 달과 심우주로 확장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전 지구적 인프라의 중심축이 우주로 이동하는 대격변의 시기, 한국 우주 산업의 실체적 포지션을 구축해가고 있는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대표를 만나 스페이스X 상장의 본질과 한국 우주 산업이 마주한 기회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나라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 9) 로켓에 실어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며 제조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아우르는 국내 대표 우주 스타트업이다.

우주 기업 가치 평가의 뉴 패러다임...수익성 너머 ‘대체 불가능성’ 보라

우주 산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긴 수익화 기간으로 인해 늘 ‘고평가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전통적인 재무제표 기준만으로는 이들 기업의 가치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재필 대표는 우주 분야만이 가진 특수성을 감안한 새로운 가치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주 산업은 민간의 수익 창출 영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 국가 전략 인프라라는 양면성을 지닌다. 따라서 당장의 PER(주가수익비율)이나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향후 인류가 지구 저궤도와 달 경제권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 역할이 ‘얼마나 대체 불가능한가’에 무게중심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

박 대표는 스페이스X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증명하는 근거로 압도적인 ‘독점력’을 꼽았다. 스페이스X는 2015년 첫 발사체 회수 성공 이후 지금까지 무려 660회의 발사를 거쳐 약 1만2000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박 대표는 “경쟁사들과 최소 10년의 기술 격차가 난다”며 “과거 대항해시대의 ‘배’나 근대의 ‘비행기’처럼 인류의 영역을 확장하는 결정적인 이동 수단과 인프라를 한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스페이스X의 본질적인 가치”라고 설명했다.

캐시카우 ‘스타링크’의 진화...위성 통신망에서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로

스페이스X의 핵심 수익 모델인 ‘스타링크(Starlink)’는 지상의 해저 케이블이나 기지국에 의존하던 기존 통신 패러다임을 우주 기반으로 통째로 바꾸고 있다. 지구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이 변화는 자율주행 차량, 드론, 미디어 산업뿐만 아니라 금융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변혁을 예고한다. 기존 통신망이 취약한 오지에서도 전자결제와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금융 접근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 위성 통신망 자체보다 ‘위성 데이터가 거대한 산업 인프라로 자리 잡는 미래’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위성 영상과 AI 분석 기술을 결합하면 지상의 농산물 생산량 예측, 물류 흐름, 원자재 재고, 항만 운영 현황 등을 실시간에 가깝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 기관의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에 핵심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나라스페이스 역시 이러한 위성 데이터 기반의 금융·투자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경제의 변화를 먼저 읽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이미 달성 가능한 현실...제도적 숙제 남았을 뿐

최근 일론 머스크가 공언한 태양광 및 레이저 광통신 기반의 ‘우주(궤도) 데이터센터’ 구상에 대해서도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상의 데이터센터들이 직면한 원전 부족(전력난)과 열처리 한계를 우주의 극한 환경을 활용해 해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박 대표는 “스페이스X의 물자 수송 능력과 스타링크의 끊김 없는(Seamless) 통신 인프라를 감안하면 충분히 구현 가능한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스타링크 위성의 독특한 형상과 상업화 성공 경험은 기존 위성 개발 문법을 파괴한 결과물로, 냉각이나 대형 구조물 조립 등 우주 공간에서의 기술적 장벽 역시 스페이스X라면 극복해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우주 영토 점유에 따른 국제법적 마찰이나 통신 규약 등의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혔다.

이러한 거대 우주 인프라의 출현은 한국 기업인 나라스페이스에게도 거대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우리의 강점은 우주로 가는 문턱을 낮추고 최대한 빠르게 신기술을 검증하는 것이다. 우주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온보드 GPU 기술, 우주 반도체, 열 관리 구조 등을 당사의 초소형 위성을 통해 미리 검증하고 있다. 핵심 요소 기술에 대한 ‘스페이스 헤리티지(우주 발사 이력 및 신뢰성)’를 선점해 놓는다면, 향후 우주 대형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업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한 번 보는 것과 계속 지켜보는 것의 차이...‘군집위성’이 바꿀 스마트시티의 미래

자체 개발한 위성 ‘옵저버 1A호’를 비롯해 최근 경기도와 부산시 위성까지 모두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보낸 나라스페이스는 글로벌 발사 인프라가 얼마나 빠르게 상업화·표준화되었는지 현장에서 체감했다. 과거에는 일정 조율조차 불투명했던 위성 발사가 이제는 합리적인 비용의 ‘라이드셰어(합승)’ 모델을 통해 적기에 발사할 수 있는 상업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낮아진 우주 문턱을 바탕으로 나라스페이스는 수십 기 이상의 초소형 ‘군집위성(Constellation)’을 구축하고 AI 영상 분석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박 대표는 단일 위성과 군집위성의 차이를 “한 번 보는 것과 계속 지켜보는 것의 차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했다. 위성 한 기로는 원하는 시점에 특정 지역을 연속적으로 보기 어렵지만, 수십 기의 위성이 군집을 이루면 지구 전역을 실시간에 가깝게 관측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군집위성의 실시간성은 산불이나 홍수 등 기후 위기에 대한 초동 대응력은 물론, 접경 지역 모니터링을 통한 국가 안보, 그리고 도시 개발 및 교통 인프라를 실시간 추적하는 스마트시티 운영에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필 대표는 대담을 마무리하며 투자자들을 향한 조언을 남겼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그러했듯, 스페이스X가 공언한 파격적인 비전들이 실제로 구현되는 타임라인을 주목해야 한다”라며 “기술적 달성이 눈앞에 증명되는 순간 경제적 가치 평가는 뒤늦게라도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게 되어 있다. 우주가 더 이상 상상이 아닌 실증의 영역으로 들어온 만큼, 그 변화의 과정을 면밀히 추적하는 눈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어쨌든 경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이데일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다.

[사진=어쨌든 경제 방송 캡쳐]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사진 우측)가 6월 12일 '어쨌든 경제' 방송에서 유은길 경제전문기자(사진 좌측)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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