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억 들이고도… 또 돈없다고 멈춰선 ‘풍력인증 1호’
2026.06.16 11:35
매립지 보강하느라 늦어진 뒤
핵심장비 재설계로 다시 연기
100억 더 필요한데 대책 없어
빨라야 2028년에나 정상가동창원=글·사진 박영수 기자
국내 최초의 초대형 풍력발전기 인증 인프라로 추진된 경남 창원 ‘풍력 너셀 테스트베드’(사진) 구축 사업이 예산 부족과 공정 지연으로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애초 지난해 완공 예정이었지만 사업 기간이 2년 이상 늘어난 데 이어, 핵심 시험장비 설치마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정상 가동은 빨라야 2028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경남도와 창원시 등에 따르면 풍력 너셀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비 180억 원과 지방비 220억 원 등 총 400억 원을 들여, 마산합포구 가포신항 배후부지에 15㎿급 초대형 풍력시스템 핵심 설비인 ‘너셀’의 성능시험·인증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너셀은 풍력발전기에서 블레이드(날개)와 타워(기둥)를 제외한 발전기·증속기·제어장치 등이 집약된 핵심 설비다. 선풍기로 따지면 헤드 부분에 해당된다. 국제 인증을 받아야 해상·육상 풍력단지 납품과 해외 수출이 가능해 관련 기업들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고비용이 드는 해외 시험기관에 의존해 왔다. 이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효성중공업 등 창원의 풍력 기업들이 개발 중인 초대형 터빈을 해외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시험·인증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난관을 겪었다. 매립지 특성상 해수 유입으로 지반 보강공사가 필요해졌고, 이후 세계시장 흐름에 맞춰 시험 규모를 기존 15㎿급에서 20㎿급까지 확대하는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서 사업 일정이 잇따라 늦어졌다. 애초 2024년이던 준공 목표는 2025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올해 다시 2026년 말로 두 차례 미뤄졌다.
사업비도 발목을 잡고 있다. 총사업비를 42억 원 증액했는데도 환율 급등으로 독일산 핵심 시험장비 도입 비용과 설치비가 크게 늘면서 추가 재원이 필요해졌다. 현재 사업 완료를 위해선 약 100억 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재원 분담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일단 사업 주관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가 기관 적립금을 활용해 40억 원 규모 환율 부담을 떠안기로 했다. 나머지 60억 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남도, 창원시 간 분담 주체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관계기관들은 추가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고 보고 올해는 독일에서 제작 중인 시험장비를 설치하지 않은 채 건축 공사 등 1단계 사업만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 관계자는 “우선 1단계를 올 연말 마무리하고 추후 예산을 확보해 본격 가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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