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서훈·김홍희, 항소심도 무죄…재판부 “월북 판단 합리성 인정”
2026.06.16 11:28
‘서해 피격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16일 오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을 열어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 김 전 청장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와 해경의 수사 결과 발표 관련 김 전 청장의 명예훼손 혐의 등을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 이대준씨가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한 뒤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기까지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언급한 당시 해경의 발표가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판단 또는 평가에 가깝다고 봤다. 따라서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을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던 사실과 북한군에 월북 의사를 표명했던 사실 등을 근거로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이 이씨의 자진 월북 의사를 추단한 것에는 합리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직접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이런 평가가 다소 성급했다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상황을 과장했다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더 나아가 공공의 신용을 해할 정도로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 내용을 작성해 배포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씨의 유족인 형 이래진씨는 이날 항소심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1·2심 재판부와 이 정부의 사법부가 국민을 외면하고 국가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망국적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 다시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 전 실장 쪽은 무죄 선고 뒤 입장문을 내어 “고인의 명복을 다시 빌며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국민의 불행한 죽음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한 행태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청장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더이상 서해 피격 사건 조작·허위 발표 등의 의혹이 종식되면 좋겠다”며 “정치 수사를 위해 공무원들이 정권이 바뀐 뒤 조사를 받아 고통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군 총격에 숨진 사건이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당시 문재인 정부의 안보라인 인사들이 이 사건의 은폐·축소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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