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 월드컵 나선 이란, 뉴질랜드와 난타전 끝 2-2 무승부
2026.06.16 12:28
LA 인근 소파이 스타디움서 정치적 긴장 속 경기[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란 축구대표팀이 정치적 긴장 속에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뉴질랜드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란은 1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G조 첫 경기에서 뉴질랜드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차례나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19분 모하마드 모헤비의 동점골로 승점 1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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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다시 앞서갔다. 후반 9분 저스트가 또 한 번 골망을 흔들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이란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19분 레자에이안의 패스를 받은 모헤비가 동점골을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레자에이안은 전반 득점에 이어 후반 동점골 장면에서도 도움을 기록하며 이란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다. 이후 양 팀은 결승골을 노렸지만 추가 득점 없이 경기는 2대2로 끝났다.
이란은 현재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시작한 뒤 이란은 월드컵 준비 과정에 큰 혼란을 겪었다. 이란축구협회는 조별리그 3경기를 미국 밖에서 치르게 해달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란은 대회 기간 훈련 거점을 미국 애리조나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옮겼다. 경기 전날 미국으로 이동해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멕시코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심지어 선수단장을 포함해 일부 스태프는 미국 비자조차 받지 못했다. 선수단의 이동과 운영 자체가 정치·외교적 긴장 속에 불안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기장 안팎의 분위기도 복잡했다. 소파이 스타디움이 있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지역은 이란 밖에서 가장 많은 이란계 인구가 거주하는 곳이다. 경기장에는 이란을 응원하는 관중이 대거 모였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수백 명의 이란계 미국인들이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가 연주 때도 긴장감이 드러났다. 이슬람 혁명 이후 현재의 이란을 반대하는 일부 팬들은 이란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야유를 보내거나 등을 돌렸다. 다만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대부분 이란 선수들을 향해 응원을 보냈다. 정치적 입장과 대표팀 선수들을 향한 지지가 분리된 장면이었다.
오세아니아 축구의 맹주인 뉴질랜드는 저스트의 두 골로 월드컵 첫 승을 눈앞에 뒀지만 끝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반면 이란은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도 두 차례 실점을 만회하며 첫 경기에서 패배를 피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국가들의 무패행진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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