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육군총장 13명·육사 총동창회 “사관학교 통폐합·육사 지방 이전 졸속 추진 재검토” 촉구
2026.06.16 10:40
“지방 이전 시 우수 인재 확보와 교육 경쟁력 약화 우려돼”
육사 총동창회 “정예 장교 양성 국가 생존과 직결, 신중” 입장
“태릉 육사는 국군 창설지이자 호국정신 발현 성지 위 구축 국가안보 인프라”
“육사를 아파트 단지로 만드는 건 국가적으로 너무나 큰 손실”
|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2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졸업을 자축하며 정모를 던지고 있다. 육군 제공 |
역대 육군참모총장들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방안 및 육사 지방 이전 추진에 대해 “중대한 제도 개편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군사적·교육적 검증 없이 추진되는 것은 졸속 개편”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을 16일 발표했다.
도일규 전 총장 등 13명의 육군총장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예 장교를 양성해온 국가안보의 핵심 교육기관”이라며 “국가안보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문제로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군 이후 6·25전쟁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경험을 충분히 검토하고, 외국의 사례와 미래 군사 발전 방향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속도보다 신중함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대 육군총장들은 성명에서 “각 사관학교의 특수성이 반영된 교육체계를 존중해야 하며, 사관학교 통합과 합동성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우수 인재 확보와 교육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며, 사관학교의 역사와 전통이 존중돼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들은 사관학교 특수성이 반영된 교육체계 존중과 관련해 “사관학교의 본령은 합동성 이전에 군사 전문 직업주의에 있다”며 “육·해·공군은 작전 환경과 임무, 조직문화가 서로 다르며, 각 사관학교는 학문 교육만이 아니라 각 군의 가치관과 리더십, 전투 방식 및 전문성을 길러주는 과정으로 장교 양성 과정에서부터 각 군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역대 총장들은 “합동성이 본격적으로 길러지는 시점은 사관학교 교육단계가 아니다”며 “합동성은 임관 이후 야전 경험과 육·해·공군 대학, 합동참모대학, 국방대에서 작전 및 전략적 사고를 연마하는 과정에서 갖춰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각 군의 전문성이 완성되고 정체성이 제고됐을 때 전장에서 합동성이 발휘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역대 총장들은 우수 인재 확보와 교육 경쟁력 약화 우려와 관련해 “사관학교의 경쟁력은 우수한 생도와 교수진 확보에 달려 있으며, 사관학교의 지방 및 분산 운영이 지원율과 교육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며 “사관학교에서 개인의 특성과 선호를 고려해 군별로 모집하고 양성하는 것이 우수 자원 확보와 자부심, 정체성 제고 등 여러면에서 합리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될 경우 미래 국군의 인재 양성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역대 육군총장들은 “사관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수많은 장교들과 유능한 지휘관들을 배출해 대한민국을 지켜온 역사와 전통의 상징”이라며 “특히 육사가 위치한 서울의 화랑대는 국군 창설과 6·25전쟁 초기에 생도들의 절반이 목숨 바쳐 싸운 국가 수호의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 안보의 성지가”라고 지방 이전 추진을 반대했다. 이어 “효율성과 혁신도 중요하지만 오랜 세월 축적된 역사와 전통의 가치 역시 국가적 자산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도일규, 김판규, 박홍렬, 임충빈, 한민구, 황의돈, 김상기, 조정환, 권오성, 김요환, 장준규, 김용우, 박정환 등 13명의 역대 육군총장이 이름을 올렸다.
현 정부는 국군사관대학(가칭)을 창설, 내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해 1·2학년은 대전 교양대학, 3·4학년부터 육사는 전남 장성, 해·공사는 현 위치에서 교육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육군사관학교(육사) 총동창회도 이날 “정부는 현재 2028년을 목표연도로 ‘육·해·공군사관학교의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방침을 확정하고, 급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의 졸속 추진 방식이 가져올 국가 안보 약화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문을 밝혔다.
육사 총동창회는 “‘전투력 강화를 위한 진정한 국방개혁’을 지지한다”며 “국방 정책 변경은 충분히 검증하고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동창회는 구체적으로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사관학교 통합을 넘어 전체 장교양성체계의 혁신으로 우리 군의 실질적인 전투력 강화를 위한 합리적 개혁 추진을 해야 한다”며 “사관학교 개편안은 단순한 행정구역 이전이나 교육기관 통폐합의 문제가 아니며, 첨단과학기술전으로 진화하는 전장에서 정예 장교의 양성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중대사”라고 밝혔다.
총동창회는 “국방부는 객관적인 연구나 군사학적 검증,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진지한 소통을 결여한 채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안이니만큼 충분한 사전 검증을 위한 공론화와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총동창회는 “육사의 이전과 부지 활용 논의는 국가안보 거점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태릉 육사 부지는 지난 80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 온 군 리더를 양성해 온 호국간성의 요람이자 안보의 거점”이라며 “국군의 창설지이자 호국정신 발현의 성지 위에 구축된 국가안보의 인프라임을 고려해 최선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 중요한 지역을 한낱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육사 이전을 반대했다.
총동창회는 “국방부는 지금 당장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사 지방 이전’ 시계를 멈추고, 원점에서부터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론화 과정을 시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사관학교 통합 및 육사 지방이전은 현재 검토 중인 사안”이라며 “각계 여론을 수렴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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