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 동선' 따라 골목상권 모세혈관까지 스며든 'BTS 분수효과'
2026.06.16 10:59
핵심요약
문화를 파는 공간으로, 백화점 마케팅 패러다임이 바꿔
전통시장 매출 2배 폭증, 데이터가 증명한 골목상권 '분수효과'
'상설 시스템' 안착 과제, 체류형 플랫폼 시험대 오른 '원아페'
전통시장 매출 2배 폭증, 데이터가 증명한 골목상권 '분수효과'
'상설 시스템' 안착 과제, 체류형 플랫폼 시험대 오른 '원아페'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이 대형 유통업계를 넘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을 2배 가까이 폭증시키며 도시 전역에 강력한 경제적 '분수효과'를 확인시켰다. 실제 외국인 카드 결제 데이터로 입증된 이번 성과는 글로벌 팬덤의 동선이 곧 지역의 새로운 소비 지도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일회성 축제를 넘어선 '도시 전체의 팝업 플랫폼화' 가능성은 이제 이달 개최를 앞둔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원아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체류형 시스템으로서의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공간 패러다임의 전환, 백화점에서 골목으로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대형 유통 채널의 공간 마케팅 패러다임 전환이다. 백화점은 이제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문화를 체험하는 '전시 공간'으로 기능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ARIRANG》 월드투어 부산 공연에 맞춰 대규모 팝업 행사를 열었다. 지하 1층 이벤트홀에 마련된 100평 규모의 굿즈숍은 100% 사전예약제임에도 온종일 세계 각국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월드투어 앨범과 공식 저지, 티셔츠, 응원봉을 비롯해 '부산 팝업 한정판' 굿즈는 매출을 견인한 일등 공신이었다. 신곡 콘셉트를 반영한 미디어 연출과 포토존 역시 SNS를 달구며 대중의 시선을 붙잡았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역시 K-컬처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올해 1~5월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데 이어, BTS 공연이 포함된 6월(1~14일)에는 무려 190% 폭등했다. '외국인 전용 순환버스'로 접근성을 높이고, 정문 광장에 현대적 감각의 '청사초롱' 조형물을 세워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백화점 자체가 거대한 K-컬쳐 플랫폼이 되면서 전세계 관광객의 발길을 끌었고 덕분에 '모바일 사후면세(Tax-Refund) 즉시 환급' 건수는 평소의 3.5배로 잠정 집계됐다.
아미의 동선이 곧 '소비 지도'… 동백전이 증명한 분수효과
온기는 대형 유통망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골목상권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공연장 인근 연제구는 물론, 글로벌 Z세대의 필수 코스가 된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등 로컬 상권의 카드 결제액은 상권별로 최소 80%에서 최대 200%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수도권 대형 공연 당시 주변 상권 매출이 231% 증가했던 사례에 육박하는 수치다.
공연장 인근과 주요 관광지 편의점의 '5대 핵심 품목'(얼음컵, 즉석식품, K-스낵, 생수, 숙취해소제) 매출은 평시 대비 최대 300%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팬덤의 이동 동선과 특정 시간대에 맞춰 매출이 폭발하는 이른바 '피크 타임' 현상이다. 팬덤의 발길이 곧 도시의 새로운 '소비 지도'를 그려낸 셈이다.
실제로 BC카드가 공연 주간(6월 7~13일)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5만 4700여 명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서 목격됐다. 이 기간 외국인의 부산 전통시장 결제액은 직전 주 대비 99.8%나 늘어나며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백화점·마트의 결제액 증가율(3.1%)을 압도하는 수치다. 특히 공연장 인근인 연제구와 동래구의 결제 건수가 각각 226.4%, 153.9%씩 치솟았고, 전포카페거리와 영도 등 로컬 골목상권의 카드 결제액도 상권별로 최소 80%에서 최대 200% 이상 폭증하며 글로벌 팬덤의 구매력이 데이터로 입증했다.
시험대 오른 '체류형 플랫폼' 원아페
이제 시장의 시선은 오는 20일과 27~28일 개최되는 '제10회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원아페)'로 향한다. BTS가 증명한 '도시 전체의 팝업 플랫폼화' 가능성을 상설 시스템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다.
부산관광공사는 이번 원아페를 단순한 '보는 공연'에서 '머무는 축제'로 고도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라이즈(RIIZE), 악뮤(AKMU) 등 강력한 라인업을 앞세우는 동시에, 경기장 내부에 K-뷰티, K-푸드 미식존, K-게이밍 체험존 등 밀착형 부스를 확장한다.
관객이 축제 공간 안에서 도시 문화를 직접 소비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제기된 시야 방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드주경기장의 개방형 구조를 활용한 돌출무대를 과감히 도입한 점도 관객 경험을 최우선시한 변화다.
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글로벌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이 도시의 유통 인프라, 사후면세 시스템, 그리고 소상공인 생태계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프로토타입'이 확인된 만큼, 이를 정교하게 제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재수 신임 부산시장 당선자가 'K-팝 아레나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원아페 등의 페스티벌이 일시적인 신기루에 그치지 않고 사계절 내내 K-컬처가 흐르는 '지속 가능한 관광 자산'으로 묶어낼 수 있도록 정교한 민관 협의체계도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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