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8학군 학부모 뒤집혔다…“학생 폰 싹 걷어” 그 교장쌤 결단
2026.06.16 05:00
“학생 인권만큼 교권도 중요해요. 학교는 성적만 따지는 학원이 아닙니다.”
이명학 전 교장이 몸담았던 중동고는 ‘강남 8학군’에 위치한 지역 단위 자율형사립고로 입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도 ‘대학 입시 실적’이 아니라 ‘사람’을 길러야 한다고 믿었다. 교장 재직 시절 학부모들에게 “이제 ‘서울대 몇 명 갔냐’는 질문을 그만두자”는 편지를 쓴 이유다. ‘명문대를 나와야 잘산다’는 고정관념이 학생·학부모는 물론, 학교까지 병들게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그는 중동고 교장 임기를 마치고 현재 성균관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성균관대 사범대학장과 교육대학원장, 한국고전번역원장을 역임한 교육계 원로다. 2012년에는 대학교수로는 유일하게 ‘제1회 대한민국 스승 상’을 받았고, ‘스승의 날’ 특집으로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두 차례 출연했다.
Q : 학교의 역할이 뭔가요?
A : 학교는 공부만 가르치는 학원이 아닙니다. 사람답게 성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죠.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배우고, 자신의 적성도 찾고요. 학교가 인성교육 없이 입시만 쫓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예요.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생에게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지 말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사회성을 배우는 데 스포츠만큼 좋은 건 없거든요. 더구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신나게 뛰어놀지 못하면 어디에 가야 하나요?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인데, 요즘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요.
Q : 교장으로 재직하실 때도 민원이 많았나요?
A : 체육 관련 민원은 늘 있었습니다. 남고이다 보니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에서 축구 경기가 펼쳐졌거든요. 그 소리가 시끄럽다며 교육청에 신고하기 전에 교장이 답변하라는 메일도 받았죠. 그분께 ‘아이들이 공부에 치여 소리 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산다. 이 정도는 어른이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어요. 그래도 못 참겠으면 신고하시라고 했고요. 결국 신고는 하지 않더군요.
Q : 학교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몬스터 페어런츠’ 문제도 여전합니다.
A : 황당한 요구가 한둘이 아닙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해 달라’거나 ‘자습 시간을 늘려 달라’는 건 기본이에요. 중간고사 볼 때 ‘왜 국어와 수학을 같은 날로 몰아서 애들을 고생시키냐’며 시험 일정을 바꿔 달란 학부모도 있었죠. 아이의 말만 듣고 ‘우리 애를 차별했다’며 다짜고짜 담임에게 욕설을 퍼붓는 분도 있었고요. 학교는 학부모의 감정을 배설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런 경우엔 제가 직접 전화해서 담임에게 사과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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