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전
"인신매매보다 무섭다" 딸아이 사진 어떻길래…부모들 '경악'
2026.06.16 08:45
앱스토어 100개 넘는 누드화 앱 확인
다운로드 7억건·매출 1억1700만달러
미국 10대 조사서 절반 이상 경험
3분의 1은 무단 피해 호소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누드앱을 활용한 딥페이크가 청소년 괴롭힘과 성적 학대의 새로운 수단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 한 장만으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는 도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법 집행과 학교 대응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I는 스마트폰만 가진 사람도 타인의 옷을 디지털로 벗기고 해당 콘텐츠를 온라인에 올릴 수 있게한다. 이른바 명시적 딥페이크 이미지와 영상은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의 괴롭힘과 성희롱을 낳고 있다. AI ‘누드화’ 도구는 진화하고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하는 법은 사건보다 늦게 움직이고 있으며 항상 집행되는 것도 아니다.
매사추세츠주 힝엄의 메건 맨치니는 지난해 중학생 딸이 딥페이크 피해를 당했다. 한 남학생이 딸의 딥페이크 이미지를 만들어 스냅챗으로 다른 학생들에게 공유했고, 학생들은 이를 캡처해 학교 복도에서 다시 퍼뜨렸다. 현지 경찰은 사진을 지우려면 딥페이크 삭제 전문 웹사이트에 업로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지가 나체 미성년자를 묘사했기 때문에 연방법상 경찰은 전자파일로 이미지를 건넬 수 없었다. 대신 흑백 인쇄물을 전달했다.
맨치니는 경찰이 고소를 진행하면 딸이 증언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가해 남학생은 미성년자라 제한적 처벌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힝엄 공립학교를 상대로 타이틀 IX 진정을 냈다. 약 5개월 조사 뒤 교육구는 해당 행위가 학교 안에서 발생했다고 결론 내릴 증거가 부족하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인정한 남학생은 공식 징계를 받지 않았다. 학교 측은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맨치니에게는 최근 같은 학교의 또 다른 어머니가 불안해하며 연락했다. 한 남학생이 그 어머니의 딸에게 다가가 “다음은 너”라고 위협했다는 내용이었다. 맨치니는 결국 피해자 가족이 모든 뒷수습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딥페이크 피해가 단일 사건에서 끝나지 않고 학교 공동체 안의 공포와 위협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미국 연방정부는 지난해 초당적 지지로 통과된 ‘Take It Down Act’를 5월부터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 법은 AI로 만든 이미지를 포함해 동의 없는 사적 이미지를 고의로 게시하거나 게시하겠다고 위협하는 행위를 연방 범죄로 규정한다. 플랫폼에는 피해자 통보를 받은 뒤 48시간 안에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요구한다. 유럽연합은 누드화 앱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와 가족들은 연방법이 법 집행 부담을 여전히 자신들에게 떠넘긴다고 말한다. 일부 그룹채팅이나 개인 카메라롤에 내려받은 이미지는 법이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주는 딥페이크 누드를 범죄화했지만 집행은 충분하지 않다. 복수포르노와 딥페이크 사건을 초기부터 다뤄온 변호사 캐리 골드버그는 "이런 사건이 여전히 적게 신고되고, 적게 조사되며, 적게 기소된다"고 말했다.
기술 변화는 피해 대상을 급격히 넓혔다. 딥페이크 기술이 2015년 무렵 처음 등장했을 때는 수백장 또는 수천장의 사진이 필요했고, 주요 피해자는 유명인이었다. 지금은 여러 누드화 앱이 사진 한 장만으로 사람의 옷을 가상으로 벗길 수 있다. 10초 분량의 음성만으로 목소리를 복제하는 AI 도구도 있다. UC버클리 디지털 포렌식 교수 하니 파리드는 "위협 대상이 테일러 스위프트와 스칼릿 조핸슨에서 온라인에 사진 한 장이라도 올린 모든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조지메이슨대가 미국 10대 5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이 누드화 도구로 이미지를 한 번 이상 만들어봤다고 답했다. 3분의 1은 누군가가 자신의 허락 없이 누드 이미지를 만들고 공유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디지털 포렌식 연구자 채드 M.S. 스틸은 AI 누드화 이용 비중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테크트랜스패런시프로젝트는 지난 1월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100개가 넘는 누드화 앱을 확인했다. 앱 분석업체 앱매직은 조사에서 이들 앱이 총 7억건 넘게 다운로드됐고 1억1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WSJ 문의 뒤 5월 앱스토어에서 ‘nudify’ 검색어를 비활성화했다고 밝혔다. 애플도 최근 같은 검색어를 비활성화했다. 양사는 노골적 성적 콘텐츠와 유해 앱을 금지하고 삭제한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청소년들은 앱스토어 밖에서도 이런 도구를 쉽게 찾는다. 많은 누드화 서비스가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소셜미디어에서 홍보한다. 얼굴 교체 앱을 활용해 딥페이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일부 앱은 소셜미디어에서 조직적 계정망을 이용해 자신들을 홍보한다. 그래피카의 매슈 파테인 선임연구원은 X에서 유사 문구를 쓰는 4만5000개 계정으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언드레스 AI를 홍보한 사례를 확인했다.
피해의 후유증은 길다. 아이오와의 고등학생 네이딘 노엘은 2학년 때 약 50명 학생이 남학생 그룹의 표적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학생들은 29.99달러를 내면 몇 번의 클릭으로 누드와 성적으로 노골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언드레스 AI를 사용했다. 만들어진 딥페이크 이미지는 학생들 사이에 퍼졌다. 노엘은 복도에서 그 남학생들을 마주칠 때의 시선이 자신을 불편하게 했고, 그 기억이 계속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3학년을 마친 뒤 현재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피해자는 미성년자만이 아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3년 전 중학교 8학년을 가르치던 46세 교사 앤절라 팁턴은 반 남학생들이 만든 그래픽한 딥페이크 누드 이미지의 피해자가 됐다. 이 이미지는 학교 학생들과 그의 고등학생 아들들에게까지 전송됐다. 이후 학생들은 그를 쳐다보며 비꼬았고, 누군가는 그를 사칭해 포르노 배우처럼 꾸민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팁턴은 교육구와 경찰에 문제를 제기했고 타이틀 IX 진정에서는 남학생들의 성희롱 책임이 인정됐다.
그러나 학교는 팁턴에게 그 남학생들을 계속 가르치라고 요구했다. 그가 거부하자 교육구는 그를 초등학교로 전근시켰다. 검찰은 남학생들이 1년 동안 보호관찰과 유사한 프로그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팁턴은 인근 교육구로 직장을 옮겼지만, 지금도 거의 매일 어른들이 이 일을 언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출발을 위해 올여름 이름을 바꾸고 다른 주로 이주할 계획이다.
딥페이크는 더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이버범죄자들은 10대 남학생의 가짜 누드 이미지를 만든 뒤 돈을 내지 않으면 퍼뜨리겠다고 협박하는 ‘섹스토션’ 범죄를 벌여왔다. 일부 사건은 자살로 이어졌다. 16세 아들 일라이자가 AI로 만든 누드 사진 유포 협박을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섀넌 히콕은 "과거 아이들이 흰색 밴을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다면, 지금 아이들은 인터넷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아동 성착취 이미지 확산도 커지고 있다. 영국 비영리단체 인터넷워치재단은 AI 아동 성착취 영상이 2024년 약 12건에서 2025년 3400건 이상으로 늘었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에는 실제로 알아볼 수 있는 피해자가 포함됐다. 일론 머스크의 그록 챗봇도 지난해 말 사진을 텍스트 지시에 따라 수정하는 기능을 허용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반디지털혐오센터에 따르면 올해 초 11일 동안 그록은 약 300만개의 성적 이미지로 추정되는 사람 이미지를 만들었고, 그중 2만3000개는 아동을 묘사한 것으로 보였다.
그록은 현재 머스크의 회사가 아동 성착취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고의로 설계했다는 주장에 따라 연방 집단소송 대상이 됐다. 사건의 수석 변호인 애니카 마틴은 이런 콘텐츠가 사회 전체에 부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라면 졸업앨범 사진에 낙서를 했을 남학생이 이제는 바주카포를 갖게 된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런 행동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 청소년에게도 감옥과 성범죄자 등록이라는 파괴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음성 기반 맞춤형 봇도 새로운 위험이다. 캐나다의 16세 남학생은 좋아하는 여학생의 10초짜리 음성 메시지를 캐릭터AI에 넣어 그 여학생 목소리를 쓰는 맞춤형 봇을 만들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해당 봇과 성적 환상을 이야기했으며 그 대화가 포르노에 가깝다고 말했다. 여학생은 이를 모르고, 봇에는 남학생만 접근할 수 있다. 캐릭터AI는 10월 정책을 바꿔 청소년의 개방형 봇 대화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남학생은 몇 년 전 가입 때 나이를 18세로 설정해 여전히 접근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연구자들은 이웃을 촬영한 사진으로 딥페이크를 만든 사례도 접했다. 아동안전단체 히트이니셔티브의 사라 가드너 최고경영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이런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듀크대 학부생 아니카 두갈은 "동의 없는 명시적 딥페이크에 맞서 정책 교육과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사진이 조작돼 괴롭힘에 쓰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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