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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소·중견사도 줄줄이 ‘사용자성 심판대’…건설업 전반 확산 [부동산360]

2026.06.16 07:00

3월 10일~6월 10일 지노위 188건 접수
중소·중견 원청사 대상 교섭 요구 봇물


지난 4월 서울 도심 내 한 공사현장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고은결 기자] 올해 3월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건설사를 대상으로 접수된 노란봉투법 관련 분쟁 건수가 약 200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10대 건설사 중 9곳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를 지는 사용자성 인정 결론이 난 가운데, 수도권·지방 등 중소·중견원청사를 대상으로 한 노조 교섭 요구 역시 잇따르며 그 여파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6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제출받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개정 노동조합법 관련 사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지노위에 접수된 원청 건설사 대상 노란봉투법 관련 사건은 총 18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을 확대하고,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하며 거부할 시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하청 노조가 초심 기관인 지노위에 신청을 제기하면 심사를 거쳐 판정이 내려지며, 이에 불복할 경우 중노위 재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전체 분쟁 건수 중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으나 원청이 이를 사내에 올리지 않아 발생한 ‘교섭요구공고 시정신청’(교섭공고·120건)이 전체의 약 64%였고, 나머지는 ‘교섭단위 분리신청’(교섭단위·68건)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노위(교섭공고·단위)에 접수된 127건 외에도 경기(13건), 인천(5건) 등 수도권과 전남(15건), 경북(9건), 충남(8건), 울산(4건), 부산(3건), 경남(3건), 충북(1건) 등 지방 곳곳 지노위에도 분쟁이 접수됐다.

구체적으로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인 3월 말에는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서울·경기·인천·경북·경남·전남·충북·충남지노위에 93건을 접수했다. 원청사는 10대 건설사뿐 아니라 라온건설, 신세계건설, 양우건설, 금성백조주택, 도원이앤씨, 경남기업, 파인건설, 남양건설, 덕진토건 등 중소·중견사가 대거 포함됐다. 이달 5일에도 전국건설노동조합이 효성중공업, HL디앤아이한라, 대방건설, 우미건설, 대광건영, 제일건설 등 12곳을 대상으로 교섭공고 시정신청을 냈다.

이렇듯 지방 소재 중소·중견건설사 대상 교섭 요구가 전국 지노위로 도미노처럼 번지면서, 대형사에 비해 리스크 대응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사용자성 인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대형사 대다수가 하청 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받는 선례가 생기면서 중소·중견 원청사들 역시 소송이나 분쟁에 휘말릴 경우 같은 결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10대 건설사 중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4월 경북지노위에서 사용자성 인정을 받은 데 이어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 GS건설, ㈜한화, 현대건설, 롯데건설, 아이파크(IPARK)현대산업개발 등이 하청에 대한 사용자로 판단됐다.

건설업계에서는 원청의 안전관리 활동이 사용자성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것을 놓고 기존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과 상충되는 입법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청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해 하청 현장을 지휘·감독하면, 노란봉투법상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돼 사용자성을 인정받게 되는 게 모순이라는 시각이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센터장은 “현재 지노위에서 사용자성 인정이 안되더라도 중노위에서 그 판단을 번복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상 원청의 의무를 다하면 노란봉투법에 따른 사용자로 판단돼 법간 상충사항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또한 지난 9일 노란봉투법 원청 사용자성 판단 문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며 “안전관리 조치를 사용자성 인정 근거로 활용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원청 안전관리는 법에 따른 불가피한 법적 책무일 뿐 근로 조건에 대한 지배·결정권 행사가 전혀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노란봉투법에 따른 사용자성 인정으로 인한 건설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 센터장은 “노란봉투법은 제조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 개념인데 현재 건설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형사들이 먼저 인정이 됐고 중견 이하 건설사들로도 확대가 되고 있어 현장 셧다운 리스크가 커져 얼른 입법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원청의 안전관리 활동이 사용자성 인정 사항은 아니라는 내용을 포함한 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이라 입법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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