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해법'에 기대 거는 쇄신파…장동혁 거취, 의총서 풀릴까
2026.06.16 06:01
결의문 채택 미지수…장 대표 '버티기' 가능성
'좀비 지도부' vs '철없어'…최고위 정면 충돌
의원총회, 장동혁 체제 향배 가를 분기점 부상
도화선은 쇄신파 모임 '대안과미래'다. 소속 의원 25명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내고 "장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됐고,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이들은 정 원내대표에게 의총 소집을 요청했고, 정 원내대표는 본회의 일정에 맞춰 이번주 의총 개최를 확정했다. 단순 토론장이 아닌 장 대표 신임 여부를 가르는 자리로 격상된 셈이다.
당내 사퇴 요구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잇따랐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며 지도부 총사퇴 카드를 꺼냈다. 우 최고위원은 "다음 총선을 준비할 시간은 8개월밖에 없고, 공천 기간까지 감안하면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며 "다음 지도부를 위해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차기 총선 준비와 직결시킨 셈이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한층 강도 높은 발언을 꺼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지금 우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다. 양 최고위원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면서 기득권에 집착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오해할지 모른다"며 "후임 지도부가 다음을 이끌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최고위원에 이어 양 최고위원까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이 공개적으로 지도부 총사퇴 입장을 밝힌 셈이다.
당권파 반발도 이어졌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양 최고위원 발언 직후 "철없는 그룹들이 외계어로 떠들고 있다"며 "명분도 없고 논리도 없이 아전인수식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미숙한 정치를 하는 철부지 정치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장 대표 본인도 "지금 국민의힘 정당과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친윤계 당권파와 친한·쇄신파 간 충돌 구도가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의총 자체는 정면 충돌보다 '정치적 해법 모색'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대안과미래 소속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집단 지성으로 모인 의견을 일단 전달하는 분위기가 될 것 같다"며 "결의문 형식이 나올지는 아직 확답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안과미래 내부에서는 사퇴 요구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아직 구체적 아이디어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결의문 채택보다 정치적 해법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로 정 원내대표 역할론을 꼽았다. 그는 "결의안을 채택해 압력을 넣을지, 의견을 모아 정치적 해법을 찾을지를 두고는 후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지난 원내대표 경선 캠페인 과정에서 김도읍·성일종 의원도 그런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거취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만큼 의총 이후 '협상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정치적 출구 마련'이다. 그는 "어떤 총의를 확인하고, 그 총의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과정으로 갈 것 같다"며 "지금 지도부에서 물러설 수 있는 정치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수순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정면으로 사퇴를 강제하기보다 장 대표가 명분을 갖고 물러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식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또 "정 원내대표가 역할을 하겠다고 했으니 결국에는 정치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일원도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 역할론에 힘을 실었다. 해당 지도부는 "지도부 책임도 물어야 하고, 재신임을 할지도 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투표용지 사태도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번 주 안에 결의문 채택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정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었다고 보면 된다. 원내에서 움직여 주지 않으면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장 대표가 사퇴론을 일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도부는 "장 대표가 사퇴하려면 의원 수가 과반 이상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장 대표는 의총에서 다수 의견으로 사퇴 요구가 나와도 끝까지 버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사퇴 요구가 분출되더라도 장 대표가 즉각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중론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다른 의원들 의견을 모르겠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당내 상황을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총의 향배는 결국 두 갈래로 갈릴 것"이라며 "장 대표 사퇴 결의를 정면으로 띄울지, 아니면 다수 의견을 확인하는 선에서 정 원내대표에게 정치적 해법을 위임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관계자는 "후자로 흐를 경우 정 원내대표가 장 대표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지가 다음 분기점"이라며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일괄 사퇴하면 지도부는 자동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만큼, 의총 결과가 나머지 김민수·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의 거취 결단으로 이어질지도 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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