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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서초동 현자'는 없다"… AI·드론 띄운 지자체들

2026.06.16 04:30

장마철 앞두고 전국 지자체 대응 총력
AI로 도로 차량 바퀴 통해 수위 확인
30㎝ 도달 시 레이저 금지선 그어
안양시는 드론 띄워 대피 안내 방송
경북도는 AI 자동전화로 대피 안내
서울 서초구의 AI 침수 계측·경보 체계가 공공 CCTV 화면 속 차량 바퀴를 분석해 도로 수위를 측정하고 있다. 오세운 기자


"더 이상 '서초동 현자'는 없을 거예요." 장마철을 앞둔 10일 홍성민 서울 서초구 스마트도시과 주무관은 인공지능(AI) 침수 계측·경보 체계가 재난 대응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와 돌발 재난이 잦아지면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2022년 폭우 당시 '서초동 현자'로 상징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AI와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초동 현자'는 2022년 8월 서울 강남·서초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을 당시 침수된 차량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당시 모습은 온라인에서 밈(meme·유행 콘텐츠)으로 확산했지만 행정당국에는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다. 교대역~강남역 일대가 대표적인 침수 취약 지역임에도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구는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AI 침수 계측·경보 체계를 도입해 지난달 15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공공 폐쇄회로(CC)TV 영상에 AI 기술을 접목해 침수 상황을 실시간 분석하고 경보를 울리는 방식이다.

이 체계는 AI가 CCTV 영상 속 차량 바퀴 노출 정도를 실시간 분석해 도로 수위를 ㎝ 단위로 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토대로 차량 바퀴와 맨홀 등 표준 규격을 기준 삼아 침수 상태를 판단한다. 강남역 일대 상습 침수 지역 7곳과 주요 하천 3곳 등 총 10곳에 설치된 지능형 CCTV가 수위를 측정하고, 도로 수위가 30㎝에 도달하면 레이저 차단기와 맨홀 주의용 바닥 경고를 자동으로 표출한다. 하천 구간에는 가상 기준 수위표를 적용해 침수심과 유속을 동시에 계측한다.

구는 수해 대책 기간을 앞두고 수방시설·수해취약시설 122곳과 산사태 우려 지역 261곳의 정비도 마쳤다. 침수취약 690가구에는 물막이판과 역류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도로 맨홀 추락 방지시설 386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2022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된 서울 서초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차량 지붕 위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서초구 AI 침수 계측·경보 시스템이 도로 수위 30㎝ 도달 시 레이저로 진입금지선을 표시하는 모습. 서초구 제공


경기도도 재난관리기금 70억 원을 투입해 지하차도와 반지하주택,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1,601곳에 침수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침수 감지 알람 장치와 자동 수위 계측기 등 AI·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장비를 확대해 집중호우에 대비할 계획이다.

광명시는 침수 위험 지역 전신주 18곳에 AI·ICT 기반 침수 감지 체계를 구축했다. 수위가 5㎝ 이상 상승하면 시 안전총괄과와 동 행정복지센터, 통장, 자율방재단 등에 문자알림이 전달돼 신속한 대피를 돕는다.

드론을 활용한 재난 대응도 확대되고 있다. 안양시는 CCTV가 닿지 않는 안양천·학의천 등 침수 취약 지역 사각지대에 자율비행 드론을 투입한다. 스피커를 장착한 드론은 많은 비가 예상될 경우 하천 상공을 순찰하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하천변 산책로 침수 위험이 있으니 이용을 삼가시기 바랍니다" 등의 음성 안내 방송으로 보행자의 대피를 유도한다. 현장 영상은 재난안전상황실과 드론 통합상황실로 실시간 전송된다.

경기 안양시가 집중호우에 대비해 하천변 안전관리를 위해 운용하는 드론. 안양시 제공


취약계층을 위한 AI 기반 서비스도 등장했다. 경북도는 인명 피해 우려가 높은 마을 47곳에 AI 기반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을 도입한다. 문자 확인이 어려운 어르신 등에게 전화로 대피를 안내하는 'AI 자동 전화'가 핵심이다.

제주도는 농인을 대상으로 AI 활용 재난문자 수어 영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재난안전문자 내용을 AI가 실시간으로 수어 영상으로 변환해 문자 해독 없이도 재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초구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많은 CCTV를 육안으로 확인하느라 침수 상황을 즉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AI가 실시간으로 수위를 계측하고 경보를 제어하면서 현장 대응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집중호우 양상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기술을 활용해 재난 대응도 더 신속하고 정교하게 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도입한 AI 활용 재난 문자 수어 영상 서비스.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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