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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란 토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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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드컵 출전에 역사적 이변…카보베르데, '무적함대' 스페인과 0-0 무승부

2026.06.16 04:36

H조 1차전서 '사상 첫 승점' 대이변
야말 등 파상공세에 '육탄방어' 대응
불혹의 수문장 보지냐 '뜨거운 눈물'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오른쪽)가 16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인구 52만 명의 아프리카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멈춰 세웠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넘어, 월드컵 전체 역사에 남을 만한 큼직한 이변이다.

카보베르데는 16일(한국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에 0-0 무승부를 거두는 기적을 연출했다. 객관적인 전력과 선수들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으나, 예상을 뒤엎은 결과를 냈다.

FIFA 랭킹 2위 스페인은 ‘신성’ 라민 야말(19·바르셀로나)을 비롯해 마르크 쿠쿠레야(28·첼시), 로드리(30·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우승 후보 중의 우승 후보다. 반면 FIFA 랭킹 67위 카보베르데는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지 않았다면 무대를 밟기조차 어려웠을 ‘약체’로 평가받았다.

경기 흐름은 일방적이었다. FIFA에 따르면 스페인은 무려 804개의 패스를 시도해 93%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카보베르데를 몰아붙였다. 슈팅 수 27-6(유효슈팅 7-1), 크로스 시도 40-4가 증명하듯 스페인의 파상공세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그러나 스페인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카보베르데는 끈끈한 조직력과 육탄방어로 버텨냈다.

몸을 던지는 방어에 스페인은 속수무책이었다. 누구보다 ‘불혹의 투지’를 벌인 골키퍼 보지냐(40·AS 트렌친)의 활약이 반짝반짝 빛났다. 2012년 A매치 데뷔 이후 카보베르데 역대 최다 출장 2위(88경기) 기록을 보유한 그는, 나이가 무색한 엄청난 반사신경과 집중력으로 스페인의 유효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특히 스페인은 전반 41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땅을 쳤다. 쿠쿠렐라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페란 토레스(26·스페인)가 골문 앞 불과 약 4m 남짓한 거리에서 강하게 찼으나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말았다. 이어 흘러나온 공을 미켈 오야르사발(29·레알 소시에다드)이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했지만, 이마저도 보지냐의 손끝에 걸렸다.

후반에도 스페인의 창끝은 무뎠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스페인 선수들은 허탈함에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첫 월드컵 무대서 역사적인 승점 1점을 따낸 카보베르데 선수들은 우승이라도 한 듯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90분간의 포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베테랑 수문장 보지냐는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은 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약 500년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975년 독립한 아프리카 대륙 서쪽 군도 국가 카보베르데를 전 세계에 알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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