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한화오션, 급식·세탁 하청업체와 교섭 나서야“
2026.06.15 21:17
중노위는 이날 “조리실, 세탁실 등 작업장 시설 및 설비 개선은 한화오션의 협조·승인 없이는 할 수 없다”며 “한화오션이 하청 노조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건 협력 업체 사측이 아니라 한화오션이기 때문에 한화오션이 ‘진짜 사장’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이 같은 중노위 판단은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 내놓은 해석 지침을 근거로 한 것이다. 노동부는 “하청 업체가 원청과 같은 장소에서 일하고, 업무 시 사용하는 시설이나 장비를 원청이 지배·통제하고 있다면 사용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석이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지나치게 넓힌다고 지적한다. 시설이나 설비 개선 권한 등은 원청 업체가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자성의 근거로 삼으면, 원청 사업장 내에서 일하는 모든 하청 노동자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중노위 결정은 비핵심 업무를 사실상 도급 등으로 외주화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의 업무 구조 시스템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조 업체들은 구내식당, 청소, 경비, 셔틀버스, 물류, 시설 관리 등 업무를 외주화해 협력 업체에 맡겨왔다. 외부 업체 노동자의 경우 사용자는 외부 업체였고, 한화오션과 같은 대기업은 그 외부 업체의 계약 상대방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날 판정대로 원청이 하청업체 노동자의 ‘사용자’에 해당돼 각종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면 외주를 줄 이유가 사라진다. 대기업 노무 담당 관계자는 “협력 업체를 활용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게 외주의 기본 취지인데, 사용자 책임까지 지게 되면 직접 고용과 차이가 없어진다”며 “결국 외주 축소나 자동화 투자로 방향을 틀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업계에선 자동차·철강·반도체·건설업에서도 유사 요구가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산업계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성과급 문제다. 최근 대기업 노조들이 N% 성과급 방식을 요구하는 가운데, 사용자성이 인정된 하청 업체 노동자들 역시 “원청 성과의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노무 담당 관계자는 “인정된 의제만 교섭한다는 원칙이 있지만, 실제 교섭 테이블에 앉으면 결국 임금, 성과급 인상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경우 기업의 노사 부담 업무는 폭증할 수밖에 없다. 현재도 대기업 노사는 임금·성과급·복지 문제를 두고 매년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한편, 중노위의 공익위원 배정 방식을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까지 중노위에 배정된 사용자성 판단 관련 사건은 13건. ‘노란봉투법의 설계자’로 불리는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사건 판정을 맡는 공익위원으로 모든 사건에 참여해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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