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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안 팔리고 수입산 밀려온다…유업계, 글로벌·B2B로 돌파구

2026.06.15 15:20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이달 열리는 '2027~2028 원유 용도별 물량 협상'을 앞두고 국내 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흰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음용유(마시는 우유)' 의무 매입 물량이 높게 책정될 경우 유업체들의 적자와 재고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유럽산 우유 무관세 정책이 시행되며 유업체들은 생존 활로 모색에 잰걸음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 낙농진흥회를 중심으로 생산자(낙농가)와 유업체가 참여하는 '사용 용도별 원유 물량 조정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원유는 흰우유가 되는 '음용유'와 치즈·아이스크림 등이 되는 '가공유'로 나뉘어 가격이 차등적으로 매겨진다.

유업체로선 비싼 음용유 물량을 많이 배정받을수록 손실 우려가 커진다. 지난 2024년에는 2025~2026년도 용도별 물량에서 음용유용은 194.1만t, 가공유용은 10.9만t으로 합의했다.

유업계가 이번 물량 조정을 예의주시하는 배경에는 흰우유 수요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kg으로, 전년(25.3kg) 대비 9.5% 감소했다. 이는 흰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1980년대 후반 이후 최저치다.

여기에 국산 우유의 가격 경쟁력을 뒤흔드는 수입산 우유의 무관세 전환도 악재다. 지난 1월 미국산에 이어 7월부터는 유럽산 우유까지 무관세로 국내에 유입된다.

당장 소매 시장의 영향은 제한적일지라도 가격에 민감한 카페·베이커리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국산 우유가 값싼 수입 멸균우유로 대체될 경우, 유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서 수입된 멸균우유량은 5만1000t으로, 지난 2016년 대비 42배 증가했다.

흰우유 소비 감소와 수입산 우유 증가는 국내 유업체의 실적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매출 2조1008억원으로 연 매출 2조원대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438억원으로 전년보다 23.6% 감소했다. 매일유업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 쳤다.

6월3일 서울우유 양주공장에서 열린 캄보디아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속 삼낭(Sok Samnang) 캄보디아 식품 유통 전문기업 푸루소(Fu Lu shou) 회장(사진 왼쪽부터)과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이에 유업체들은 글로벌 활로 모색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최근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의 중국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대학생 서포터즈'를 출범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적극 알리겠다는 취지다.

이인기 매일유업 대표는 앞서 지난 3월 제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원유 잉여 상황이 지속되는 백색우유에서는 수익성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올해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카테고리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최근 캄보디아 식품 유통 전문 기업 푸루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캄보디아 현지에 고품질 원유 기반의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현지화 전략 및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B2B 시장에서 틈새 전략을 찾는 곳도 있다. 남양유업은 단순 원유 납품에서 벗어나 프랜차이즈 매장의 메뉴 개발 단계부터 함께 참여하는 '솔루션형 공급'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이를 통해 한 프랜차이즈와는 전용 시그니처 라떼 우유 베이스 공동 개발해 브랜드 전용 카톤팩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남양유업의 푸드서비스(FS)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했으며, 향후 버거, 피자, 한식 등 외식 전반으로 FS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물량 협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흰우유 소비 감소세 속에 하반기 무관세 멸균우유가 추가로 유입되면 카페나 디저트 등 B2B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선도가 핵심인 흰우유 자체는 수출이 까다로운 만큼 해외 시장에서는 분유나 단백질 등 고부가가치 가공 품목의 수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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