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 합의]유가·환율 안정에 산업계 '숨통' 기대
2026.06.15 14:16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는 전고점 대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협상 타결이 현실화될 경우 해협 봉쇄 해제와 이란 원유 공급이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대로 안정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홍해·호르무즈 항로 정상화 기대… 유가·운임 하락에 기업 부담 완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 등 정유사는 원유를 100% 수입하는 구조상 유가 급락 시 단기 재고 손실과 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나, 유가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경우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석유 수요 회복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납사를 원료로 쓰는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체는 원가 부담 완화에 따른 마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합성고무 등 유가 연동 원재료를 대량으로 쓰는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 역시 원재료비 절감 대표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유류비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또한 유가 10% 하락 시 연간 수백억원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며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와 홍해 후티 반군 위협 완화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글로벌 해상 물류 병목도 한꺼번에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종전 협상이 타결되면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 대신 수에즈 운하 경유 항로로 복귀할 가능성도 높다.
미· 이란 전쟁에 앞서 홍해 사태 악화 국면이던 지난 2024년 초 상하이발 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프리미엄 항목을 포함해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최고 1만 달러 선을 위협했으나 공급망 다변화와 노선 조정으로 점차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인한 항로 우회와 연료비 급증 부담이 동시에 해소된다면 운임 하락 속도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완제품 해상 운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전자 업계는 물류비 안정화 직접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 역시 유럽·미주 노선 부품 조달과 완성차 수출 전반에서 대규모 물류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품 특성상 중량화물이 많아 운임 부담이 컸던 LS전선·대한전선 등 전력 케이블 업계와 조선기자재, 방산 부품 수출 업체들 역시 중동·유럽 프로젝트향 물류 정상화 수혜권에 전방위로 포함될 전망이다.
고환율 압박 완화 전망… 원자재 집약 업종 마진율 개선 기대
6월 초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60원대까지 치솟는 등 고환율 기조가 이어갔다. 미-이란 종전 협상이 타결되면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해소로 달러 강세가 완화되면서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협상 타결 시 단기로 1400원대 중반까지 환율이 내려올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은 철광석·석탄 등 원료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환율 하락이 곧 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현대제철은 환율 10원 하락 시 연간 수백억원 원가 개선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소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수혜 범위에 든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달러로 구매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시 환율 안정이 설비투자 부담 완화로 연결된다. 증권가에서는 원자재 집약 업종을 중심으로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1~3%포인트(p)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평화 무드에 열리는 중동 시장… K-산업 전방위 낙수효과 기대
종전 협상 타결 효과는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전후 복구와 민간 소비 재개로 중동 시장 자체가 한국 기업 새 수출처로 떠오를 수 있다.
장기간 전쟁과 제재로 소비가 억눌렸던 이란과 주변국 시장이 열리면 프리미엄 가전, 모바일, IT 기기 수요가 빠르게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LG전자는 중동 현지 유통망 재구축과 마케팅 재개 여건이 갖출 수 있다. K-푸드, K-뷰티 등 한국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중동 현지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재건 수요도 주목된다. 전쟁 피해 복구를 위한 스마트 시티, 에너지 인프라, 수처리 시설 등 대형 프로젝트가 쏟아질 경우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 등 건설 업체 중동 수주가 급증할 수 있다.
스마트팜, 방산·보안 솔루션 등 융합 산업도 중동 현지 진출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이란 내부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은 서방 제재 해제와 맞물려 재건 특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협상 변수 여전… 지정학 재점화 시 반전 경계해야
낙관론만 앞세우기는 아직 이르다.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며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협상이 교착 상태로 빠지거나 이란 내 강경파가 득세할 경우 이번 종전 협상이 백지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IEA와 글로벌 에너지 분석가들은 종전 협상이 타결돼 봉쇄가 풀리더라도, 파괴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와 복잡해진 글로벌 물류망 재정비에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 고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경고다.
원/달러 환율도 미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경우 기대만큼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안정 국면에 대비해 원가 절감 효과를 각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시뮬레이션하면서도 공급망 다변화와 환헤지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삼중 압박 해소 가대가 얼마나 현실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대한전선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