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진짜 끝? 기업들 '예의주시'…주재원, 다시 '일터로' 복귀 준비
2026.06.15 17:16
해운 업계 "물류 완전 정상화 수개월 소요"…낙관론 경계
(서울=뉴스1) 황진중 김진희 박기범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안전지대에서 재택근무 중이던 주재원들도 복귀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안전이 완전히 확인될 때까지는 주재원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가장 타격을 받은 해운 업계는 정상화까지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면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15일 미·이란 양측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두 나라는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했다. 양국은 즉각 전투행위를 중단하고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도 즉각 해제하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오는 19일 MOU 서명에 맞춰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쟁이 시작된 후 국내 기업들은 재택근무, 한국 복귀 등의 방식으로 중동 리스크에 대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전자·전력 업계는 현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중동 현지 사업을 차질 없이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6일 열리는 글로벌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현지 경영 지침을 세밀하게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 4월 중순부터 대피했던 한국인 필수 인력을 중심으로 순차적인 현지 복귀를 진행해 왔다. 이란 등 위험이 컸던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이미 현지에서 재택근무를 병행하며 정상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사업은 위기 속에서도 한 번도 중단된 적 없이 기존대로 치밀하게 유지해 왔다"며 "종전 협상 타결로 아직 돌아가지 못한 미복귀 인원들의 완전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현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고려해 이미 대피 인력을 복귀시켰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주재원 근무지는 현재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중동 상황에 예의주시해 긴밀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현지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전력기기 업계는 격화된 분쟁 기간에도 실질적인 수출 타격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쟁 사태 종식 이후 중동 지역 인프라 복구를 위한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후 복구 시기에 맞춰 현지 발주 물량을 적극적으로 소화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분쟁 기간에는 해상운송로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등 공급망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사태 종식 이후 중동 지역 발주처들과 긴밀히 협력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태는 실제 수주 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사태 초기부터 현지 인력을 재택근무로 신속히 전환해 인명 피해를 원천 차단해 왔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철저한 관리로 직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 왔다"며 "중동 쪽에 석유 시설 등 재건을 위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어 이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대규모 생산법인을 둔 대한전선, 이집트에 영업소를 운영 중인 LS전선은 분쟁 기간 임직원 피해 없이 사업을 지속해 왔다.
방위산업 업계 관계자는 "이란전 종식으로 글로벌 방산 수출 판세가 확 바뀌거나 수주 관심도가 줄어든 상황은 없다"며 "현지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글로벌 물류의 최전선인 해운 업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아직 MOU 단계에 머물러 있어 공식 서명이 이뤄지는 19일까지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운사들은 낙관론을 경계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물류 대란의 빠른 해소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해운 업계의 관측이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MOU만 맺은 상태이고 공식 서명을 한 것이 아니어서 19일까지 변수가 존재한다"면서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에 수천 척의 배가 갇혀 있어 선박이 빠져나오는 데만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아직 묶여 있는 국내 상선의 탈출 시점도 불투명하다. 현재 통제된 국내 배 26척 중 2척만이 선제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왔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19일 서명 이후 이란의 통항로 정비와 선박 보험 문제 등이 순차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물류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 물리적으로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며, 대기 중에 또 다른 돌발 변수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일각에서 제기된 항로 개방에 따른 해운 운임 급락 우려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은 2·3분기 성수기 물량 집중과 미국 관세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물류 이동의 결과"라며 "호르무즈 사태가 전체 운임을 결정짓는 전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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