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다 더 큰 압박을 받는 브라질 축구대표팀 감독
2026.06.15 07:56
브라질 축구대표팀 골키퍼 알리송은 최근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두고 “어쩌면 브라질 대통령보다 더 큰 압박을 받는 자리”라고 말했다. 과장이 아니다. 브라질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하지만, 현재 대표팀을 둘러싼 기대와 불안은 어느 때보다 크다.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 우승국이다. 1958년, 1962년, 1970년, 1994년, 2002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마지막 우승은 24년 전 한일월드컵이다. 2006년 프랑스, 2010년 네덜란드, 2014년 독일, 2018년 벨기에, 2022년 크로아티아에 막히며 토너먼트에서 연달아 탈락했다.
2014년 자국 대회 준결승에서 독일에 1-7로 패한 ‘미네이라수’는 여전히 브라질 축구의 상처로 남아 있다. 남미 축구 전문가 팀 비커리는 14일 CNN에 “브라질에서 7-1은 대패의 대명사가 됐다”며 “그 상처를 지우는 유일한 방법은 월드컵 우승”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더 부담스러운 이유는 역사적 공백 때문이다. 브라질은 1970년 우승 이후 1994년까지 24년 동안 월드컵 정상에 오르지 못한 적이 있다. 현재도 2002년 이후 24년째 우승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브라질은 2030년까지 최소 28년간 무관에 머물게 된다. 사상 최장 월드컵 무관 기간이 된다. 여론도 낙관적이지 않다. 브라질 여론조사 기관 데이터폴랴의 지난 4월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 중 대표팀 우승을 예상한 비율은 29%에 그쳤다. 1994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응답자의 46%는 브라질이 8강을 넘지 못할 것으로 봤다.
근거 없는 비관은 아니다. 브라질은 남미 예선에서 18경기 28점에 그치며 5위로 본선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가 빠진 경기에서 1-4로 완패했다. 주장 마르키뉴스는 당시 경기를 “부끄러운 결과”라고 표현하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 패배는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 경질과 안첼로티 감독 선임을 앞당긴 계기가 됐다.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AC밀란 등에서 수많은 우승을 경험한 세계적인 지도자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브라질 대표팀을 맡은 뒤 팀 분위기를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리송은 “안첼로티 감독이 온 뒤 대표팀 환경이 바뀌었다. 논란보다 훈련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전력의 중심은 수비와 공격의 균형이다. 마르키뉴스와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가 이끄는 중앙 수비는 대회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풀백진은 예전만 못하다.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카푸,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있던 시절과 달리 더글라스 산투스, 다닐루, 알렉스 산드루 등 30대 선수들에게 의존해야 한다. 공격에서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핵심이다. 2002년 카푸는 “이번 대회는 비니시우스의 월드컵”이라고 말했다. 비니시우스도 “지금은 내 인생과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안첼로티 감독은 내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하던 것처럼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네이마르도 변수다. 안첼로티 감독은 2023년 이후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네이마르를 최종 명단에 포함했다. 다만 네이마르는 소집 직후 종아리 부상을 당해 모로코와의 첫 경기에는 결장한다. 34세가 된 네이마르에게 이번 대회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은 14일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모로코와의 C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결과도 불만족스럽지만 내용이 더 실망적이다. “과거 브라질이 아니다”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브라질은 1978년 이후 모든 월드컵에서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이번에도 조 1위를 차지할 경우 8강에서 잉글랜드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우리는 어떤 팀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우승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ESPN은 “대통령보다 더 큰 압박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브라질 대표팀의 부담은 크다”며 “그 압박을 끝내는 방법은 결국 하나다. 여섯 번째 별을 다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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