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대응 나선 질병청···90세 이상 노인 1000명 추적 연구한다
2026.06.15 12:00
90세 이상 초고령자의 건강 상태를 국가 차원에서 장기 추적하는 연구가 처음 추진된다.
질병관리청은 90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 구축 사업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 코호트는 동일한 특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일정 기간 반복 조사해 건강 변화와 질병 발생, 기능 저하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 연구 방법이다. 질병청은 2028년까지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유지되는 90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모집해 장기 추적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조사에서는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 걷기 능력과 근력, 기억력, 영양 상태, 정신건강, 사회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혈액과 소변 등을 수집해 건강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요인도 분석할 예정이다. 수집된 자료는 향후 연구자들에게 개방돼 초고령자 건강관리와 노쇠 예방, 장기요양·통합돌봄 정책 연구 등에 활용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그동안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등을 통해 한국인의 노화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지만, 연구 대상이 대부분 중장년층이나 65세 이상 노인에 집중돼 있었다. 이 때문에 90세 이상 초고령층의 건강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는 충분하지 않았다.
질병청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초고령 인구의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를 보면 90세 이상 인구는 2022년 약 27만명에서 2052년 약 200만명으로 7.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70대 인구 증가율(2배)과 80대 인구 증가율(3.2배)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질병청이 지난해 실시한 예비조사에서는 초고령자 역시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이 다양한 집단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유지되는 90세 이상 재가 노인 118명을 조사한 결과, 신체기능 평가에서 63.6%가 중간 이상 수준을 유지했고 80% 이상은 종교활동이나 복지관·경로당 이용 등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반면 약 60%는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와 강원 평창군 거주 노인을 비교한 결과 신체기능과 기본적인 건강 수준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사회환경 영역에서는 격차가 확인됐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도시 지역이 농촌 지역보다 약 7배 높았고,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농촌 지역에서 약 3배 많았다. 우울 위험과 자살 생각 경험도 농촌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질병청은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사회참여 기회, 디지털 접근성, 정서적 지원체계 등 사회환경 요인도 초고령자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장기 추적조사를 통해 관련 요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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