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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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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아닌 집에 사는 90대에게 국가 묻는다 "비결이 뭡니까?"

2026.06.15 14:41

국립보건연구원, 90세 이상 재가노인 모집
신체 건강·사회관계 등 건강장수 요인 분석
게티이미지뱅크


90세를 넘긴 국내 인구가 40만 명 가까이 되는 가운데 고령임에도 병원이나 요양원 대신 내 집에서 거뜬히 살아가는 노인들이 있다. 이들의 건강한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답을 찾기 위해 정부가 연구를 벌인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유지되는 90세 이상 재가(在家)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를 구축한다고 15일 밝혔다. 코호트는 동일한 특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일정 기간 반복 조사해 건강 변화와 질병 발생, 기능 저하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 연구 방법이다.

90세 이상 초고령층을 겨냥한 국가 단위 장기추적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 미국, 중국,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1990년대 전후부처 초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추적 코호트를 운영하며, 성공적인 노화와 관련된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온 바 있다.

연구진은 장수와 관련된 신체·정신적 건강 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참여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을 비롯해 걷기 능력과 근력, 기억력, 영양 상태, 마음건강, 사회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혈액·소변 등 인체자원도 함께 수집해 건강노화와 관련된 유전적·생물학적 요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후 장기 추적조사를 통해 건강 유지와 기능 저하, 돌봄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관찰한다. 구축된 데이터와 인체자원은 연구자와 민간에 개방해 노쇠 예방, 장기요양·통합돌봄 정책의 근거로 활용할 예정이다.

초고령자 코호트가 추진되는 배경에는 빠른 인구 변화가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보면 국내 90세 이상 인구는 2020년 27만4,000여 명에서 올해 37만4,000여 명으로 5년 사이 10만 명(36.5%) 늘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는 90세 이상 인구가 2022년 약 27만 명에서 2052년 약 200만 명으로 7.4배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70대(2배)·80대(3.2배)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속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공식적으로 진입한 바 있다.

국내 90세 이상 인구 추이(2020년~2026년) 및 장래인구 추계. 그래픽=클로드


질병청은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에 의뢰해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90세 이상 재가 노인 1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강을 유지하는 노인이 적지 않았다. 보행속도·균형 등 신체기능 종합 평가에서는 참여자의 63.6%가 중간 이상 수준을 유지했고, 80% 이상이 종교활동이나 복지관·경로당 이용 등 사회활동에 참여했다. 그러나 약 60%는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경험했다. 당시 연구진은 초고령자를 신체·정신·사회적 특성을 두루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한 이질적 집단으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도 뚜렷했다. 서울 강남구(29명)와 강원 평창군(27명) 거주자를 비교한 결과 신체기능과 기본 건강 수준은 지역 간 차이가 없었으나, 스마트폰 보유율은 도시가 농촌보다 약 7배 높았고, 위기 상황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농촌에서 약 3배 많았다. 농촌 지역에서는 우울 위험과 자살 생각 경험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초고령사회 대응의 핵심은 오래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건강노화와 노쇠 예방, 돌봄 부담 완화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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