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평화 협정 발표했지만…19일 서명 전후 남은 변수는
2026.06.15 11:56
미국 "선제 자금 해제 없다"…성과 기반 보상 강조
핵·제재·이스라엘 변수…서명 후 협상이 시험대
다만 이번 발표가 곧바로 전쟁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이 오는 19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을 예고한 가운데, 서명 전후로 넘어야 할 정치·안보 변수들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군사 충돌 중단과 협상 재개다. 중재를 맡은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 전선을 포함해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 해제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시사했고, 이란은 후속 핵 협상에 참여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이번 발표를 최종 종전 협정보다는 '정치적 합의 선언' 또는 '후속 협상을 위한 틀'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이란 국영 메흐르 통신이 이날 양국 간 협상 내용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14개 항의 양해각서(MOU) 초안을 공개하면서 실제 협정의 윤곽과 교환 조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해당 문서는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미국과 이란 정부 모두 공개적으로 진위를 확인하지 않았다. 공개된 내용은 메흐르 통신이 지난 13일 공개했던 초안과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초안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하는 내용을 첫 조항으로 담고 있다.
또 미국이 이란의 내정에 개입하지 않고 이슬람 공화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원칙과 함께 향후 30일 이내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 인근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이란은 합의 이행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제 조항을 둘러싸고는 양측 설명이 엇갈리고 있다.
메흐르 통신은 초안에 미국이 60일간 진행될 후속 협상 기간 동안 동결된 이란 자산 240억달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절반인 약 120억달러는 본격적인 협상 개시 이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협상 개시 이전부터 약 120억달러 규모 자금에 접근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왜곡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성과 기반 보상 계약"이라며 "이란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동결 자금은 절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는 향후 60일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별도 협상도 포함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순도 60% 수준까지 농축된 우라늄 약 440.9㎏을 보유 중이다. 이는 핵무기급인 90%에 기술적으로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핵무기 전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제한과 검증 체계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란은 제재 완화와 해외 자산 접근 확대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양측이 아직 핵 활동 허용 범위와 제재 해제 속도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미·이란 협상은 세부 문구 조정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이스라엘이다.
협정 발표 직전까지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은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의 헤즈볼라 시설을 타격했고, 레바논 측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베이루트 공습이 "협정 체결에 가까워진 시점에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 조건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란과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선택지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이스라엘 내부 강경파의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란 내부 변수 역시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국영 매체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미국과 양해각서 문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SNSC는 이번 합의에 따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하고,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역시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소한 협정 체결 자체에 대해 이란 최고 권력층의 정치적 승인 절차가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다만 향후 핵 협상 세부 조건과 제재 완화 속도를 둘러싸고 강경파의 견제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 타결 과정에서 이미 강경파의 공개 비판과 시위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국이 실제 제재 완화에 나설지에 대한 검증 없이 양보가 이뤄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역시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을 거론하며 미국이 약속을 이행할 의지와 능력을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결국 19일 서명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명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핵 협상, 제재 완화, 이스라엘·헤즈볼라 변수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만큼 이번 합의가 실제 중동 질서 재편으로 이어질지, 혹은 일시적 휴전으로 남을지는 향후 수주간의 후속 협상이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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