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2호 대미투자도 결정…韓, 미적대다 상업성마저 놓칠라
2026.06.15 00:01
일본 정부는 일각의 ‘투자 과속’ 우려에도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의 노림수는 ‘공급망 선점’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인공지능(AI) 대전환과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글로벌 전력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반도체 필수 소재도 미리 확보한다는 큰 그림이다. 한발 빠른 ‘경제안보형 투자’로 미일 간 전략 산업 협력을 더 강화하고 중국의 ‘붉은 공급망’에 공동 대응한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
문제는 우리의 대미 투자가 미뤄지면서 핵심 프로젝트를 선점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5년 7월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무역협정을 맺었다. 여야 갈등에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늦어지자 정부가 나서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고 결국 올해 3월 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투자 대상을 둘러싼 변죽만 울릴 뿐 구체적 투자 성과는 감감무소식이다.
정부가 내세운 투자 원칙인 ‘상업적 합리성’은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 우리 외환보유액(4279억 달러)의 82%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는데 행여 손실이라도 나면 큰일이다. 다만 대미 투자를 미적거리다가 경쟁국에 사업성 높은 투자처를 빼앗기거나 공급망 생태계에서 소외되는 상황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합리적인 수익률을 속히 결정하고 원전과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 투자 대상 선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미국이 대미 투자 지연을 이유로 통상 압력을 높일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미 투자로 원화 가치 하락과 환율 불안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상을 병행해 ‘투자 안전판’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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