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쐈는데…한국 투자자 죽 쒔다
2026.06.14 20:30
골드만삭스 최종 배정 취소에
ETF도 공모가 물량 편입 실패
1조8874억 쏟은 개미들 “사기”
한투와 미배정 고지 책임 공방도
금감원 “위험 고지 등 경위 파악”
미래에셋증권이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참여해 국내 기관·전문 투자자 청약을 모집했으나 주관사로부터 최종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자 금융당국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한국엔 공모주가 ‘1주’도 배정되지 않으면서 공모주 편입을 추진했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들도 연달아 차질을 빚게 됐다. 투자자들이 “사기”라고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경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새벽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을 최종 배정받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당초 스페이스X의 클래스A 보통주 5억5555만5555주 가운데 231만4815주를 배정받을 예정이었다. 미래에셋은 이 물량을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에게 청약 신청을 받아 1~2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았다. 일단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청약 증거금을 전액 환불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각 인수인이 실제 배정받는 판매 물량은 대표 주관사의 최종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며 “공모주 청약 결과를 기다려주신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TF를 통해 스페이스X에 간접 투자하려던 투자자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공모주 배정 물량과 상장 첫날 장내 매수 물량을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에 편입해 스페이스X 비중을 최대 25%까지 높일 계획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TIGER 글로벌AI액티브 ETF’와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 ETF’ 등에 스페이스X 공모주를 편입할 예정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 확보에 실패하고, 상장 첫날 장내 매수를 통해 일부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투자자는 상품 광고와 달리 공모가가 아닌 더 비싼 시장가로 매입하게 됐다. 이날 스페이스X의 공모가(135달러)와 상장 첫날 장중 최저가(149.34달러)를 고려하면, 최소 10%가량 비싸게 편입했다는 추산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스페이스X 편입 계획을 밝힌 ETF 4종에 대한 최근 한 달간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조8874억원에 달했다.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대국민 사기” “집단소송에 나서야 한다” 등의 격한 반응이 나왔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와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공모주 미배정 가능성 사전 고지 여부를 놓고 금융사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설명서 및 핵심설명서를 통해 배정 물량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래에셋증권과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미배정 가능성을 안내받은 적이 없으며 전날 새벽에야 통보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공모주를 전혀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을 사전에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고, 관련 회사와 투자자에게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지난 12일(현지시간) 상장한 스페이스X는 공모가 대비 19.34% 오른 161.11달러(약 2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조달러(약 3039조원)를 넘어 단숨에 미국 상장기업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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