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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마케팅 적당히"…금감원이 옳았다

2026.06.15 10:12

금감원 수차례 당부에도 과당 마케팅 지속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 준비 단계
환차손, 수수료 등 추가 손실 예상
ETF 배끼기 경쟁서 시작된 촌극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자산운용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투자자 불만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대형 운용사들이 초대형 IPO를 앞두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정작 IPO 물량은 배정받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 "스페이스X 마케팅 자제" 반복된 금감원 경고

금융감독원은 스페이스X IPO와 관련한 시장 과열을 감지하고 금융투자업계에 수차례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먼저 5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총 5억달러에 해당하는 사모청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관심이 증폭되자 사모 청약 요건을 잘 지키는지 점검에 나섰다.

이후 스페이스X IPO가 임박하자 금감원은 다시 한번 운용사들을 모아 과대 광고 자제를 당부했다. 11일 서재완 부원장보가 증권업계 관계자를 불러 마케팅 과열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시장의 과당경쟁은 지속됐다.

현재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다. 해당 상품은 액티브 ETF라 다른 패시브 ETF와 달리 이번 스페이스X 청약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에 한투운용은 판매 과정에서 'IPO에 직접 참여한다'는 내용을 앞세워 마케팅에 나섰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시장가 매수가 아니라 공모가로 투자한다'고 안내했다. 11일 진행한 웹세미나에서도 '공모가로 스페이스X 받는 진짜 ETF'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정작 "IPO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험 고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IPO 물량을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투자자들은 주당 135달러의 공모가 편입을 예상하고 투자했지만, 이보다 20%가량 높은 시장가에 스페이스X를 매수하게 된 것이다.

스페이스X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10~12일 사이 마케팅이 집중되며 이 기간 해당 ETF 시가총액 3000억원의 20%에 달하는 600억원이 유입됐다. 관련 광고를 접하고 ETF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주말 동안 국민신문고와 금감원에 대규모 민원을 제기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웹 세미나 자료 중 일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의 경우 IPO에 참여해 주당 135달러에 스페이스X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청약 물량이 한 주도 배정되지 못하면서 이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됐다.

● 5억 달러 청약, 수수료·환차손 발생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스페이스X 사모청약에 참여한 전문 투자자들의 불만도 나온다. 환전 수수료와 환차손 때문이다.

청약 참여 직전인 6월 3~4일 대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했는데 해당 시점은 원달러 환율이 1530원 선으로 단기 고점에 달했던 시기다. 미래에셋증권의 환전 수수료는 달러당 5원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 청약 참여금액이었던 10만 달러를 환전할 경우 수수료만 50만원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제보자의 기록에 따르면 6만 달러를 1538원에 환전한 내역이 확인된다. 주말 중 환불이 이뤄졌고 현재 환율이 1510원선에 형성되면서, 15일 오전 9시 이후 달러를 원화로 재환전할 경우 달러당 20원이 넘는 환차손이 예상된다.


10만 달러 청약 참여자를 기준(10만 달러 환전시)으로 △원화에서 달러 환전 수수료 50만원 △다시 달러에서 원화 환전 수수료 50만원 △환차손 200만원 등 일주일 만에 약 4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최대 300만 달러까지 신청이 가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고액 자산가일수록 손실 규모는 증가한다.
스페이스X 사모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6만 달러를 환전한 투자자의 MTS 화면. 6만 달러를 달러당 1538원에 환전해 최소 청약 금액 10만 달러를 채웠다. 환불이 진행된 현재 환율은 약 1510원 선에 형성돼 있다. 환차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유사 ETF 우후죽순…과당경쟁 출발점

이번 상황은 운용사들의 ETF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가 시장에서 주목받자 TIGER, KODEX, ACE 등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미국우주항공 ETF를 잇따라 출시했다. 유사 상품이 늘어나면서 '스페이스X 최대비중 편입' '상장 직후 편입' 'IPO 직접 참여' 등 투자자 유치를 위한 광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 과정에서 미래운용은 ETF 편입을 앞당기기 위해 지수사업자와 논의하다 당국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IPO 참여를 광고하면서 물량 미배정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아 주말 중 사과문을 발표했다.

과대광고, 마케팅 과당경쟁, 해외 투자 자제 등 금감원이 상황에 맞춰 경고 메시지를 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투자자 손실 발생과 함께 투자자 집단 행동, 향후 운용사와 투자자 간의 소송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우주'를 테마로 한 ETF 목록. 사진=네이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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