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소방로봇 ‘단비’, 분당 2600L 물뿜으며 화재 진압
2026.06.14 17:33
14일 충남 119특수대응단 민세형 소방장은 지난 5일 처음 화재 현장에 투입된 무인소방로봇 ‘단비’의 활약상을 이렇게 전했다. 민 소방장은 “특수 타이어가 적용돼 화재 현장에서 날카로운 물체가 바퀴를 찔러도 운행에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충남 119특수대응단은 올해 3월 충남에 배치된 단비가 5일 충남 금산군의 한 생활폐기물 처리 공장 화재 현장에서 처음 실전 투입돼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14일 밝혔다. 단비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소방청에 기증한 무인소방로봇 4대 중 1대다. 단비란 이름은 2019년 10월 독도 해상에서 사고를 당한 선원을 이송하기 위해 소방헬기에 탑승했다가 순직한 충남 홍성 출신 고 박단비 소방교의 이름을 따랐다. 나머지 무인로봇 3대는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와 수도권119특수구조대, 경기 화성소방서 등 큰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배치됐다.
5일 금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0시 59분경 시작됐다. 가연성 물질이 많은 폐기물 공장 특성상 불은 삽시간에 공장 전체로 번졌다. 대응 1단계가 발령되고 공장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자 119특수대응단과 금산소방서는 협의 끝에 단비 투입을 결정했다.
이날 단비는 화재가 발생한 폐기물 처리 공장 내부에서 화점에 근접해 약 2시간 동안 진화 작업을 벌였다. 적외선으로 열점을 탐지하는 시야 개선 카메라를 활용해 화점을 확인한 뒤 소방탱크와 연결된 호스를 통해 공급받은 물을 정확히 조준해 분사했다. 이 모든 과정은 소방관의 원격 조정을 받았다.
금산 화재는 12시간 44분 만에 인명 피해 없이 완전히 진압됐다. 민 소방장은 “단비가 불타는 폐기물 1~2m 앞까지 접근했다”며 “방열복으로 차체를 보호하고 수시로 물을 분사해 열을 식히는 기능도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소방청은 소방관들이 위험 현장에 가까이 접근하는 빈도를 줄이기 위해 내년 9대, 2028년 9대 등 총 18대의 무인소방로봇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개선 과제도 있다. 현재 단비를 비롯한 무인소방로봇 4대는 높이 30㎝가 넘는 장애물이나 계단 등 단차가 있는 현장에는 진입하기 어렵다. 차체 폭이 약 2m에 달해 좁은 공간에서의 활용에도 한계가 있고, 대당 24억 원에 이르는 가격 역시 추가 보급의 걸림돌로 꼽힌다. 민 소방장은 “실전 운용에서 드러난 개선점은 제작사와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며 “기술을 고도화해 소방대원들이 좀 더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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