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데뷔전…6월 FOMC, '긴축 공포' 누그러뜨릴까
2026.06.15 08:51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은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의 첫 기자회견에 집중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 5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가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재차 가격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시장은 이번 회의가 정책금리 자체보다 성명서 문구, 점도표, 그리고 워시 의장의 '톤 조절'에 따라 채권·주식시장의 단기 방향성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말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인상 확률은 59.4%까지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5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고용 재가속과 이에 따른 추가 긴축 우려가 부각된 영향이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고용지표만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과도하게 반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023년 이후 비농업 신규고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온 NFIB 채용계획지수를 감안하면 2분기 고용 개선은 어느 정도 예견된 흐름이며 3분기 이후에는 재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더 중요한 변수는 임금"이라며 "미국의 5월 임금상승률은 3.48%로 연준의 물가 목표 2%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평가되는 3.5~3.8% 범위를 소폭 밑돌았다"라며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하회하면서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구매력 증가율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여기에 세금 환급 효과가 5월 이후 약화되고 에너지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여력은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컨트롤그룹 소매판매는 3월 이후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물가 측면에서도 당장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대응해야 할 만큼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5월 소비자물가 지표는 헤드라인 기준으로 시장 전망에 부합했고 근원 지표는 전망치를 소폭 밑돌았다. 특히 근원 상품 물가의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관세 충격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강 연구원은 물가 바스켓 내 2%를 웃도는 품목 수가 1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5년 이동평균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품목 수도 2월 이후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국면이라기보다 일부 공급 충격과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관건이다. 공급 충격에 통화당국이 실제로 대응하려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는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미·이란 전쟁 장기화에도 5월 하순 이후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동반 하락했고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5년 후 5년 인플레이션 스왑금리도 낮아졌다. 강 연구원은 "지금은 행동할 때가 아니라 데이터를 점검해야 하는 'Wait and See'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이번 FOMC의 표면적 메시지는 매파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도 성명서와 점도표는 3월보다 매파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4월 FOMC에서 완화 편향적 문구 삽입에 반대했던 일부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인상 의견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쟁, 유가,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실적 변수가 이미 통화정책 환경을 바꾸고 있는 만큼 성명서 문구와 경제전망, 점도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성명서의 정책 경로 문구다. 현재 성명서에는 추가 정책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고려한다는 표현이 담겨 있는데, 이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완화적 뉘앙스로 해석돼 왔다. 시장은 이 문구가 보다 중립적이거나 인상 가능성까지 함의하는 표현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점도표 역시 매파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점도표에서는 연내 1회 인하 전망이 유지됐지만 6월에는 일부 위원들이 인하 전망을 철회하면서 중간값이 동결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 점은 연내 인상 영역에 찍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준금리는 그대로 두되 성명서와 점도표를 통해 조기 완화 기대를 차단하는 '매파적 동결'이 이번 회의의 기본 그림이라는 얘기다.
시장의 이목은 케빈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에 집중되고 있다. 워시 의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2021~2022년 연준의 정책 오류가 커진 배경 중 하나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지목한 바 있다. 시장이 연준의 사전 신호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정책 전환의 유연성이 훼손됐다는 인식이다.
김지나 연구원은 "워시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일 경우 시장 소통의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리인상 가능성이 재차 부각된 상황에서 명확한 정책 경로 제시를 피할 경우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6월 회의에서 워시 의장이 곧바로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변화를 언급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연준 내부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첫 회견부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제도 변화 발언을 내놓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점도표와 성명서가 매파적으로 바뀌더라도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가능성과 거리를 두고 데이터 확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면 시장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제롬 파월 의장도 'Wait and See' 국면에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서의 매파적 메시지를 중화해온 전례가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장 인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관세 불확실성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근원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짐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 미·이란 협상 진전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될 경우 시장이 반영한 인플레이션 프리미엄도 되돌려질 수 있다고 봤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이번 FOMC는 단기적으로 매파적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 중기적인 정책 방향성은 금리 인상이 아니라 동결 유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그는 "성명서와 점도표가 시장 예상보다 강경하더라도 워시 의장이 유가 상승의 일시성과 근원물가 안정 흐름을 강조할 경우 시장은 이를 추가 긴축 신호가 아닌 장기 동결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결국 6월 FOMC는 '인하의 종료'와 '인상의 시작' 사이에서 시장이 어느 쪽으로 해석하느냐가 핵심이다. 점도표는 매파적일 수 있고 성명서도 조기 인하 기대를 차단할 가능성이 높지만 워시 의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과 명확히 거리를 두고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강조한다면 최근 시장을 흔들고 있는 연내 인상 공포는 정점을 지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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